미국의 금리인하 일정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과는 달리 잦아들지 않고 국채 이자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 상승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금리의 척도인 미국 10년 및 30년 국채 이자율은 지난 8일 각각 4.422%, 4.601%로 지난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10년 국채 이자율은 지난해 말 3.860%로 기록했는데,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내리지 않고 오히려 0.55%포인트 가량이나 상승한 것이다.

시장 금리의 오름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완화되지 않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1년 전에 비해 3.2% 올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3.1%보다도 높다. 지난해 하반기 서방 선진국들은 평균 3% 인플레이션을 보였는데, 올해 들어서는 3.5%라고 세계적 투자은행 제이피(JP)모건은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지난 1월까지 12개월 동안 2.4%였는데, 2월 들어서는 2.5%로 올랐다. 이 지수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척도 중 하나인데, 가격 등락이 심한 식품 및 에너지는 제외된다. 지난 2월까지 3개월 동안은 연율로 3.5%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2%였다.

인플레이션이 잦아들지 않는 것은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도 활황세이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는 30만3천개로 경제분석가들이 예상한 20만개를 훨씬 초과했다.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에스앤피(S&P)500지수는 올해 들어 9.2% 상승했는데, 국제원자재가격지수인 ’에스앤피 지에스시아이(GSCI)’는 11%가 올랐다. 대표적 필수 원자재인 구리와 석유는 각각 10%, 16%가 올랐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폭에 대한 기대가 급속히 옅어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올해 3차례의 금리인하를 시사했고, 이는 아직은 유효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6차례 금리인하를 해서 현재 5.25~5.5%인 기준금리를 3.75~4%까지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한때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금리는 4.5~4.75% 정도로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올해 금리 인하는 1~2차례에 그칠 것이고,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옅어지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올해에 7차례나 인하할 수 있다고 시장에서는 기대했다. 하지만, 3월이 지나면서 일부 투자가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수 없으며 시장금리가 오히려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가 최대 금융회사인 제이피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미국 금리가 앞으로 몇 년 뒤 8%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거대한 재정 지출, 녹색경제에 매년 필요한 수조달러, 세계의 재무장, 국제무역의 구조조정 등 이런 모든 것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며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경기침체를 피하면서 경제를 연착률시킬 가능성을 70~80%로 보는데, 나는 그보다 훨씬 낮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9일 “경제가 현 금리 수준으로 고통받지 않는다”며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3일에는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의 기대를 바꾸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데이터가 전반적인 그림을 윤곽을 실질적으로 바꾸고 있자는 않으나, 2%로 가는 인플레이션 가도는 때론 울퉁불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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