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으로 뿌옇게 변한 네팔의 하늘. AP연합뉴스

초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5세 미만 어린이들이 매일 2000여명씩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보건영향연구소(HEI)는 유엔아동기금(유니세)과 제휴해 대기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지구 대기 상태 2024’ 보고서를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이 1990년부터 2021년까지 200개 이상 국가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의 5세 미만 아동 70만9000여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숨졌다. 하루에 1942명꼴이다. 대기오염은 영양실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어린이 사망 유발 요인으로 파악됐다. 특히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생후 한 달 안에 숨진 신생아의 30%가량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으로 보면 2021년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810만 명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경우 대기오염은 고혈압에 이어 전 세계 사망 요인 2위로, 담배(3위)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기오염을 가장 심화하는 요인은 초미세먼지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중 90%가 초미세먼지 때문에 숨졌다. 초미세먼지는 혈류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신체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기후 위기 영향으로 산불과 가뭄이 잦아지면서 먼지 입자가 대기 중에 더 오래 머무르는 점도 피해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피해가 불평등하게 나타난다는 점도 짚었다. 저소득국가의 경우 다른 국가들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3~4배가량 높았으며, 피해가 가장 큰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아동이 고소득 국가보다 5~10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참여한 한 연구자는 “너무 큰 피해가 어린이와 노인, 그리고 저소득층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사망자 대부분이 실내 공기 오염으로도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2021년 사망한 어린이의 72%가 실내 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석탄 등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연료로 요리 등을 한 탓이다. 하지만 연료 사용이 더 많았던 2010년과 비교하면 사망자가 46% 감소했다. 결국 청정 연료 사용을 늘린다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아동의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초미세먼지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이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건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일관되고 정확한 예측지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초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티판데르 헤이던 유니세프 부국장은 “(대기오염에 대한) 세계의 미진한 대응이 다음 세대의 평생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어린이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아동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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