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뉴닉 대표. 사진=김소연 대표 제공. 리빙센스 김연제 촬영. 

지난 7월12일 뉴닉의 CEO ‘킴’으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전체 메일은 몇 년 만이라는 ‘킴’은 뉴닉이 최근 퍼블리 멤버십 사업을 인수했으며 뉴닉이 앞으로 최신 정보를 재밌게 소비하고 생산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뉴닉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뉴닉의 전환기를 반길까, 우려할까.

미디어오늘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뉴닉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뉴닉의 플랫폼으로의 변화와 퍼블리 멤버십 인수, 뉴스레터 시장의 최근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소연 대표는 9월4일부터 5일까지 이틀 간 열리는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뉴닉의 지식정보 플랫폼 도전기’ 세션 발표를 맡는다.

-뉴닉은 뉴스레터로 시작해 6년 동안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다양한 사업도 시작했지만 중심은 뉴스레터인데요. 뉴스레터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다소 침체된 모습입니다.

“뉴닉이 2018년 12월 처음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2019년~2020년에 정말 많은 뉴스레터들이 새로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러나 뉴스레터를 통해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거나, 수익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일정 주기 동안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만 해도 힘든데 수익을 위해 광고를 따내는 것, 협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뉴스레터 창작자들은 개인인데 개인이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뉴스레터 붐은 살짝 빠질 수 있지만 그 채널의 유효성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콘텐츠 전달 채널이나 광고 채널로서 뉴스레터는 계속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게 나름 시장 1위인 뉴닉만 먹고 사는 크기의 시장인지, 아니면 더 큰 파이가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장 1위 뉴스레터’라는 말이 구독자 수를 의미하나요?

“네 그렇죠. 우선 구독자 수는 8월 기준 60만 명 정도입니다. 다만 오픈율은 (구독자가 많아질수록) 희석될 수밖에 없죠. 뉴닉의 신규 구독자 중에는 사회 초년생, 즉 새로 회사에 들어가 회사 이메일을 만들면 그 이메일로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이직해서 이전 메일을 쓰지 않으니 이전 메일을 삭제해 줄 수 있냐’는 문의가 많기도 합니다. 그게 6년이 누적됐으니 휴면 유저도 많기 때문에 최근에는 휴면 유저 대상으로 구독자를 삭제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8월12일 뉴닉의 구독자수를 알리는 홈페이지 문구. 출처=뉴닉 홈페이지.

-그러면 구독자 수가 줄어들 텐데요.

“뉴닉에서 지금 주력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 사업이거든요. 광고주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수치는 오픈율과 활성 유저 데이터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많이 발송한다’만으로는 어필되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 유저들이 이 정도로 활성화 되어있다는 것을 알리고 활성 유저와 상품 또는 서비스와 연결해 드리는 것이 비즈니스적으로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유명한 뉴스레터들은 일정 기간 이상 메일을 열어보지 않으면 ‘클리닝’을 하는 정책이 있는데 뉴닉 역시 검토를 해보자는 단계입니다.”

-광고에 주력한다고 했는데, 뉴닉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뭔가요?

“최근 큰 변화였던 게 뉴스레터가 다양해졌어요. 기존의 뉴스를 전달해드리는 ‘데일리 레터’와 함께 트렌드에 주력한 ‘고슴이의 비트’, ‘뉴닉 경제 브리핑’, 뜨거운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살펴보는 ‘피자스테이션’이 있습니다. 각 레터를 따로 구독할 수도 안 하실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슴이의 비트’ 같은 경우 트렌드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최근 ‘얄라’라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이 레터를 통해 보여드렸습니다. 이 브랜디드 콘텐츠 클릭률이 10%가 넘었거든요. 굉장히 높게 나온 수치입니다.

우선 뉴닉과 유저들이 쌓아온 신뢰가 꽤 높다는 것을 여러 광고 사례로 확인했다고 볼 수 있구요. 특히 뉴닉 구독자들이 MZ세대분들이고 MZ세대와 ‘핏’이 맞는 광고주들을 잘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뉴닉과 잘 맞을 것 같다’는 광고주들을 저희가 찾아 제안드리는 편도 많습니다. 아웃바운드(기업체가 외부의 고객을 직접 찾아 홍보하는 것)라고 하죠.”

-뉴스레터로도 충분히 성공적인데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이유가 있나요?

“뉴스레터 시장만 봤을 때는 유행했다가 줄어들어서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디지털 기반의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뉴스레터라는 수단을 통해) 굉장히 많이 등장했던 것이 더 중요한 함의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누구나 나의 전문성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팬을 모을 수 있고, 그 형식 중 하나가 뉴스레터인데 그 흐름이 끝났다고 보지 않거든요. 오히려 커지고 있어요. 그래서 뉴닉도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시도를 하는 겁니다. 뉴닉 이후 등장한 정말 많은 지식 크리에이터들이 있고 이분들이 함께 지식 콘텐츠를 나눠주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뉴닉 구독자와 앱 유저까지 100만 명의 유저들이 있는데 이분들과 함께 지식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서 플랫폼화로 넘어가고 있는 겁니다.”

▲최근 플랫폼화로 변화하고 있는 뉴닉이 낸 광고.

-플랫폼이 되면 뉴닉만의 정체성이 흐려지진 않을까요?

“서비스가 변화할 때 그 변화 자체만으로 고객층 반응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그 변화를 어떻게 소통하고 납득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닉의 경우 구독자들의 사랑이 굉장히 중요했던 매체니까 이런 소통이 2~3배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구독자분들 중에서도 같은 지적을 해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뉴닉이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싶은 이유는, 뉴닉이 모든 분야에서 쉽고 재미있는 지식 콘텐츠를 만들 수 없지만 플랫폼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해 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우리 콘텐츠를 ‘뉴니커’(뉴닉 유저 별칭)들에게 그냥 넘기는 게 아니라 뉴닉처럼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노하우나 인프라를 복제해서 뉴닉의 역할을 나누는 거죠. 다른 오픈형 플랫폼처럼 ‘알아서 글 쓰시고 알아서 보세요’ 같은 형식은 아닐 겁니다.”

-페이스북이나 브런치처럼 많은 유저들이 있는 플랫폼이 있고, 얼룩소처럼 금전적 보상을 주며 유저를 모은 플랫폼의 경우 보상을 없애면서 활발하게 지속될지 의문입니다. 교육 제공형 지식 플랫폼으로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제도도 있는데, 뉴닉만의 차별점이 있나요?

“콘텐츠 시장을 4분면으로 나누면 한 축은 콘텐츠의 성격, 즉 오락적인 것과 지식적인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축은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플랫폼인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인지 나뉘는 것 같아요. 많은 플랫폼들이 능동적으로 유저가 참여할 수 있지만 엔터적 측면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지식 정보 플랫폼으로 넘어오면 수동적인 플랫폼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지향하는 건 교육적이지만 능동형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하는 취지입니다. 뉴닉 역시 교육적이고 수동적인 측에서 시작했지만, 능동적 측면으로 변화하고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몇몇 플랫폼의 결과를 살펴보면, 글에 인센티브를 붙여서 공급 사이드를 확충하더라도 결국 그 글을 읽어줄 수요가 없으면 플랫폼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은 것 같아요. 뉴닉의 경우, 수요가 먼저 있어요. 뉴닉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기위해 100만 명이 모여있으니까요.”

▲뉴닉은 지난 6월12일 퍼블리(PUBLY)의 멤버십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퍼블리 멤버십’을 인수한 배경도 궁금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뉴닉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면 좋겠다는 비전은 제가 창업했을 때부터 생각한 것이고 저의 과거 메모에도 여러 번 써놨더라구요. 다만 이걸 준비하는 마일스톤(milestone·프로젝트 관리)들이 있었습니다. 뉴닉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으로 팬층을 만들고, 광고 중심으로 수익화를 시켰고요. 이제는 버티컬로 확장하면서 경제나 트렌드 분야, 프리미엄 콘텐츠로는 부동산까지 확장을 이뤘고요. 확장이 가속화하려면 뉴닉의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유저 참여가 필수적이고 모든 지식 정보에 대해서 허들(진입장벽)을 낮추는 미션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해왔어요.

사실 퍼블릭 사업부 인수는 예전부터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좋은 기회였습니다. 뉴닉이 무료 서비스이기에 항상 받는 질문이 ‘트래픽으로 광고를 만들지만 콘텐츠 자체를 수익화한 것(구독료 등)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었거든요. 퍼블리를 인수하면서 뉴닉 유저들이 퍼블리의 유료 구독으로 넘어가는 현상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나중에는 뉴닉 콘텐츠도 멤버십으로 가는 수순일까요?

“아직까지는 그 부분이 확정되지 않았고요. 뉴닉과 퍼블리의 콘텐츠가 섞이는지 실험을 해보는 단계입니다. 뉴닉은 퍼블리를 통해 더 전문적으로 성장할 것 같고, 퍼블리는 뉴닉을 통해 더 활발하고 힙해질 것 같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이런 기대를 구독자분들이 저희 이상으로 가져주셔서 기억에 남고요.”

-6년 동안 뉴스레터 1위를 유지한 비결이 뭘까요?

“항상 3가지를 강조합니다. ‘큐레이션, 스토리텔링, 브랜딩’. 큐레이션, 즉 우리 독자들이 누군지 굉장히 많이 생각하면서 일하는 편이거든요. 요즘 뜨는 뉴스라고 무조건 가져오는 게 아니라 구독자 나이대를 생각했을 때 관련성이 높은지 생각해서 소개해요. 두 번째는 스토리텔링, 저희는 ‘뉴닉체’라고 부르는데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등장했을 때는 신선하다 느끼셨던 것 같고 지금까지도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 같아요. 글에 이모지를 사용한다거나 하는 것들도 그렇고요. 마지막으로 브랜딩에 대한 부분은 역시 고슴이를 필두로 하는 친근한 브랜딩이 뉴스나 지식이라고 하는 딱딱할 수 있는 것들을 훨씬 소화하기 부드럽고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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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미디어의 미래 타임테이블.

(김소연 뉴닉 대표는 9월4~5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에 출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편집자 주)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 → www.mediafutu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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