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필 skyTV 고문의 동생 윤상필씨가 skyTV가 운영하는 채널에서 2012년 방영한 ‘재즈 앤 더 시티’에 출연한 모습. 사진=ENA 유튜브채널 갈무리.

채널 ENA를 운영하는 skyTV(스카이TV)의 윤용필 고문이 자신이 skyTV 대표이사일 당시인 2021년 전처와 딸을 skyTV에서 운영하는 채널에 출연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또 skyTV의 최대주주인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본부 임원을 맡고 있을 당시인 2012년 자신의 동생을 SkyTV에서 운영하는 채널에 출연시켜 출연료를 지급하고, 2016~2017년에는 동생이 총감독을 맡은 공연을 중계한 사실도 확인됐다. 방송 사유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윤용필 현 고문의 동생인 윤상필씨는 2012년 skyTV가 갖고 있는 ‘채널T’(현 OLIFE 채널)가 방영한 ‘재즈 앤 더 시티’(4부작)에 출연했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윤상필씨는 미국의 뉴올리언스, 시카고, 보스턴, 뉴욕에서 재즈투어를 했고, 회당 200만 원씩 총 800만 원도 받았다.

▲윤용필 skyTV 고문의 동생 윤상필씨가 총감독한 용인재즈글로벌재즈페스티벌을 skyTV 구성원을 동원해 촬영하고 skyTV가 운영하는 채널 ‘skyHealing’(현재는 매각)에 방영한 모습. 사진=‘skyHealing’ 갈무리.

윤상필씨는 2016년과 2017년 용인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을 맡고 본인이 행사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이 행사에 skyTV 직원들이 중계차까지 갖고 촬영에 동원됐다. 한발 더 나아가 skyTV 직원들이 촬영한 행사가 ‘스카이힐링’(skyHealing, 현재는 매각) 채널에 방영되기도 했다. 프로그램 제작비용은 회당 수백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처와 딸은 2021년 11월 skyTV가 운영하는 채널 ‘OLIFE’의 ‘원더풀 마이라이프’에 출연했다. ‘원더풀 마이라이프’는 은퇴한 시니어들의 제2의 인생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전처가 수중 촬영 사진작가로 나왔다. 해당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자들에게는 100만 원의 출연료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당시 윤용필 skyTV 대표이사는 오아무개 skyTV 콘텐츠사업본부장에게 전처와 자녀를 프로그램에 출연하도록 요구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오 본부장은 지난 7월 skyTV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윤용필 당시 대표이사가 전처 출연을 검토해달라고 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용필 고문이 자신이 skyTV 대표이사일 당시인 2021년 전처를 skyTV에서 운영하는 채널 ‘OLIFE’의 ‘원더풀 마이라이프’에 출연시켰다. 사진=ENA 유튜브채널 갈무리.

윤용필 고문은 지난해 12월 대표에서 퇴임했지만 skyTV와 월 1700만 원 상당의 고문 계약을 체결했다. skyTV의 한 관계자는 30일 미디어오늘에 “공공재인 방송을 자신의 개인 방송처럼 만들었다. 어디 가서 얘기도 못 할 창피한 일이고 이런 사람에게 수천만 원의 고문료를 줘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윤용필의 고문료가 직원들을 고문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7월 전국언론노동조합 skyTV지부(지부장 김영성)는 성명을 통해 “윤용필 가족의 방송 출연은 2012년경부터 시작됐다”며 “당시 윤용필은 skyTV의 최대주주인 KT스카이라이프의 콘텐츠사업 임원을 맡고 있었다. 자회사인 skyTV를 비롯해 플랫폼이 채널들에게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를 결정하는 실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skyTV지부는 이후에도 가족 출연이 지속된 점을 지적하며 “기업인으로서의 직업윤리를 심각하게 저버린 행위며 신성한 우리의 일터를 ‘윤용필의 작은 왕국’으로 만든 실로 파렴치한 행위다. KT에서 임명된 계약직 사장 시절,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행해왔다”고 비판했다.

KT 감사실은 지난 7월24일 윤용필 고문의 사유화 행위 관련 민원이 접수돼 감사를 진행했으나, 징계할 수 있는 정확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ENA 채널 등을 소유한 KT그룹은 방송 사업을 하고 있지만 방송 사유화를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주인 없는 기업’으로 다른 민영방송과 달리 사주의 입김은 크지 않지만 일부 임원들이 사유화하는 문제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의 김성순 변호사는 30일 미디어오늘에 “본인이 결정권자인 시절에 본인의 권력으로 가족을 밀어 넣어서 이해 상반적 행위로 징계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보인다”며 “당연히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해충돌 부분은 충분히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징계와 형사(배임) 절차까지 나가려면 섭외 절차나 섭외 대상의 요건과 수준이 맞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순 변호사는 이어 “전처나 동생이 그전에도 TV 출연 경력이 많거나, 지상파 등에도 자주 등장했다면 섭외할 수 있다. 지면에 기고도 활발하게 하는 등 언론 외부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아무리 자신의 가족이라도 감이 되는 사람이라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섭외 절차, 과정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용필 고문 동생의 경우 네이버 인물정보에 뜨는 방송 출연작은 ‘재즈 인더 시티’가 유일하다.

미디어오늘은 30일 윤용필 고문에게 ‘회사 콘텐츠에 동생, 전처, 딸을 출연시키고 출연금을 수령하게 한 사실이 있는지’ ‘국민 기업 KT의 재산과 공공재인 방송을 사유화했다는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전화와 문자로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오 본부장에게도 ‘윤용필 고문의 전처를 프로그램 출연자로 추천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전화와 문자로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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