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24년 9월 극장의 전체 매출액은 1,001억 원, 관객 수는 1,011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 중에서 한국 영화의 매출액이 810억 원 , 관객 수가 812만 명이었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80%가 넘는 한국 영화 점유율이 집계됐다. 이는 올해 1~9월 기준 한국 영화로서는 연중 최고치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한국 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7.7%, 관객 수는 73.9% 증가했다.
9월 전체 흥행 1 위 작품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 가 차지했다. 추석 연휴 하루 전날인 9월 13일(금)에 개봉한 '베테랑 2'는 2주가 조금 넘는 기간 동안 625억 원의 매출(관객 수 649만 명)을 올리며 , 9월 흥행 1위일 뿐만 아니라 역대 추석 개봉작 중에서도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에서 '베테랑2'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한국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2023) '1947 보스톤'(2023) '거미집 '(2023) 등이 경쟁을 벌였던 지난해와 달리, '베테랑2'는 유일한 대작 한국 영화로 추석 극장에서 흥행하며 개봉일 기준 71.0%에 달하는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다양한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는 가운데 대다수의 스크린이 1위 작품에 집중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9월 외국 영화 매출액은 191억 원, 관객 수는 198만 명으로 전월 대비 56% 이상 감소했다. 9월 외국 영화 1위 작품인 '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포함해서 9월 외화 중 매출액 50억 원, 관객 수 50만 명을 넘는 작품이 없었다.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됐던 6월 이후로 외국 영화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9월까지 '인사이드 아웃2' 와 '웡카'만이 300억 원의 매출액과 300만 명의 관객 수를 넘겼을 뿐이다. '엘리멘탈'(2023) ' 스즈메의 문단속(2023)'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 등 다양한 메가히트 외국 영화가 나왔던 전년 동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결과적으로 외국 영화의 누적 매출액과 누적 관객 수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다.
외국과 한국 영화를 모두 포함한 1~9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9,4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누적 관객 수는 9,685만 명으로 지난해 대비 3.1% 정도 소폭 증가했는데, 관객 수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특수 상영을 앞세운 외화의 약세를 꼽을 수 있다. 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수 상영이 매출액 규모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며, 전년 동기의 경우 앞서 언급된 메가히트 작품 외에도 '아바타: 물의 길'(2022) '오펜하이머'(2023) 등 특수 상영이 중요 마케팅 포인트인 외화가 많았다.
팬데믹 이후 공연 실황 영화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를 담은 공연 실황 영화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9월까지 누적 매출액 87억 원(누적 관객 수 31만 명)으로 공연 실황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것이다.
관객 수 대비 매출액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역시 특수 상영이었다. 공연 실황 영화 특성상 특수 상영에 특화돼 있고 ,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 역시 누적 매출액에서 IMAX와 Screen X 매출의 비중이 66.1%에 달했다. 특수 상영은 일반 상영보다 티켓 가격이 비싸고 통신사 할인 등 부가적인 가격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해당 영화의 평균 관람요금이 2만 8,108원으로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31만 명이나 되는 누적 관객이 극장을 찾은 것이다. 확실한 팬덤을 대상으로 한 영화의 기획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는 평이다.
또한 기존의 공연 실황 영화가 10~30대 젊은 관객층 중심이었다면 ,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은 50대 이상 관객 비중이 높아 특별관 이용 관객층이 중년층까지 확장된 사례로도 보인다.
'사랑의 하츄핑' 은 9월까지 103억 원의 누적 매출액 (누적 관객 수 115만 명 )으로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올랐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백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것은 그간 2위의 자리를 지켰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2012)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사랑의 하츄핑'은 9월 중순 경 기존 2위작의 흥행 기록 (매출액 97억 원 , 관객 수 105만 명 )을 새롭게 경신했다. 자녀 동반 관객 비중이 높은 영화라는 점에서 팬데믹 이후 가족 단위 관객이 증가했음을 알려주는 사례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
9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는 4년 전 개봉됐던 중국의 청춘 로맨스 영화 '소년시절의 너'(2020)로 9월 한 달간 매출액 14억 5,342만 원(관객 수 14만 9,122명 )을 올렸다. 10년 전 영화인 '비긴 어게인'(2014)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재개봉해 14억 3,539만 원의 매출액 (관객 수 15만 2,602명)을 기록했다. 두 편의 재개봉작은 각각 252개 , 213개라는 꽤 높은 비중의 스크린 수를 확보했다.
이 재개봉작 사이에서도 웰메이드 한국 독립·예술영화들에 대한 고무적인 평가가 돋보였고, 3 위부터 6위까지 나란히 한국 독립· 예술영화들이 올랐다. 영화제 수상작이 흥행했던 상반기를 지나 가을 시즌에 들어서면서부터는 ' 한국이 싫어서' '장손' '그녀에게 ' '딸에 대해' 등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한국 장편 극영화들이 두드러졌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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