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만 등 기후학자들, 북유럽 장관들에게 전달

해류 정지 현실화하면 농업 생산성 하락 등 불가피

‘대서양 해류 순환(AMOC)’ 모식도. 적도 부근의 대서양 표층 해류가 그린란드 부근으로 이동한 뒤 가라앉아 북대서양 심층수를 따라 남극 해역까지 남하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제공

세계 최고 기후과학자 44명이 수십년 안에 ‘대서양 해류 순환(AMOC)’이 와해되면서 기후재앙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대서양에 흐르는 여러 해류를 총칭하는 AMOC가 망가지면 지구의 열 교환 기능이 약화돼 북유럽은 사람이 살기 어려울 만큼 추운 곳이 되고, 지구 내 다른 지역에서도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예기치 못한 이상 기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마이클 만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후과학자 44명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AMOC가 수십년 안에 붕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기후 관련 장관들이 모인 회의에 전날 전달했다.

AMOC는 대서양을 흐르는 해류의 총칭이다. 적도의 따뜻한 바닷물과 극지방의 차가운 바닷물이 AMOC를 통해 서로 뒤섞이면서 지구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한다.

공개서한을 발표한 과학자들은 이런 열 교환기 역할을 하는 AMOC가 수십년 안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과학자들은 “AMOC가 망가지면 북극 주변 사람들의 삶이 크게 달라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2004년 개봉한 미국 영화 <투모로우>에 등장한 것처럼 지구 곳곳에 강추위가 닥친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빠르게 입을 곳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다. AMOC는 적도 부근의 열기를 바닷물에 담아 이송하는 방법으로 북유럽을 덜 춥게 만들어줬는데, 이런 난방 시스템이 정지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업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해당 지역 시민들은 생존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AMOC 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지구 내 다른 곳으로도 번진다. 미국 대서양 연안의 해수면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의 주거 조건이 악화된다. 해일로 인한 침수에 상시적으로 시달릴 수 있다.

남미 북부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부 등에서 보이는 열대 몬순 기후가 지금보다 남쪽으로 이동해 나타날 수 있다. 열대 몬순 기후는 열대 우림 기후와 사바나 기후 사이다. 여름에는 폭우가 내리는 일이 많다. 열대 몬순에 갑자기 맞닥뜨린 지역에서는 물난리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사실 AMOC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발생 시기가 임박하지는 않았다는 전망이 많았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AMOC가 2100년 이전에 급속히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담았다. 공개서한을 발표한 과학자들은 이 같은 전망이 AMOC의 현 상황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공개서한의 목적은 AMOC가 이번 세기에 붕괴될 가능성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위험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반영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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