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 장자도 해양낚시공원이 2018년 완공 후 태풍과 파도로 파손돼 시뻘겋게 녹이 슨 상태로 수년간 방치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전북 군산시 장자도 해상낚시공원이 준공 6년째 개장도 못 하고 방치돼 세금 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공원 내부 다리 형태 구조물은 파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데다 인근 어민 조업까지 방해하는 실정이다.

지난 4일 찾은 현장은 공원 전체가 시뻘겋게 녹이 슬고, 물이 들어오면 뜨는 부교 기둥은 갈매기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다. 시설 곳곳에 안전사고 위험이 커 보였지만 진입을 막는 조치는 없었다. ‘낚시 금지’ 경고문이 붙어있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임대일 장자도 어촌계장은 “공원이 태풍으로 파손된 후 장기간 방치되면서 오히려 지역관광 발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쓸모없는 시설을 만들어 활용이 안 되고 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자도 해상낚시공원은 군산시가 고군산연결도로를 개통하면서 해양 레저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꾀한다며 옥도면 장자도 일원에 추진한 사업이다. 마을 방파제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160m 길이의 낚시터, 장자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을 만드는 계획이었다. 국가 공모로 사업비 32억원(국비 80%, 도·시비 각 10%)을 확보했고, 2018년 완공됐다.

개장 당시 고군산군도를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체험장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달랐다. 줄곧 개점 휴업 상태가 이어지더니 지금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유령 관광시설물로 전락했다.

낚시꾼들이 태풍과 파도로 파손돼 사용할 수 없는 군산 장자도 낚시공원 대신 낚시가 금지된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이처럼 장자도 해상낚시공원이 유명무실하게 된 것은 운영 위탁업체 선정 문제 때문이다. 시범운영에 나섰던 장자도 A단체는 수익 창출과 안전사고 등의 문제로 중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적자가 누적돼 새로운 운영자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된 것이다.

애초에 무리한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유재임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 사전 준비없이 대규모 시설을 짓는 데만 급급해 수십억 예산을 들였다”며 “안전 우려가 커 빠르게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군산시는 2020년 공원 철거를 추진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낚시공원 조성 예산의 80%를 국비로 충당한 게 발목을 잡았다. 보조금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국비가 투입된 재산은 처분 조건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30억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은 공원이 운영도, 철거도 못 하는 애물단지 신세가 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전북도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병권 전북도 수산정책과장은 “수년째 방치된 낚시공원 곳곳에서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성된 시설물을 철거하는 대신 밀물 때 다리가 수면에 떠 오르고 썰물 때 수면만큼 내려가는 부잔교로 만들어 선박이 안정적으로 배를 댈 수 있도록 용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낚시공원장자도부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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