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로 은퇴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출신 유연수(26)씨는 사고 이후 1년이 넘도록 가해자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씨는 사과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해자를 향해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유씨는 21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프로그램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서 “저는 항상 가해자가 저한테 와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받아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며 “(그런데도) 그런 연락이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까지 사과를 안 하는 걸 보니, 저도 이제는 더욱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촉망받던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골키퍼였던 유씨는 2022년 10월18일 아침 5시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동료 선수, 트레이너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 당시 음주운전자였던 ㄱ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ㄱ씨는 지난 1월14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4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 3일 전 ㄱ씨는 법원에 사과문을 제출하고 820만원을 공탁했다. 이에 대해 유씨는 “공탁금을 받으면 합의 의사가 있다는 식으로 해서 ㄱ씨 쪽에 유리하게 재판이 진행된다”며 “저는 돈을 받자고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만나서 못하겠으면, 전화라도 해서 (사과를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ㄱ씨의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어머니와 누나도 재판장에 갔는데, 일반적으로 예의상이라도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데 ‘그런 소리를 일절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고 뒤 1여년간 재활에 힘쓰던 유씨는 더이상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해 11월11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팬들은 유씨의 등번호 31번에 맞춰 31분 31초에 ‘유연수’ 이름을 31차례 외치는 등 유씨의 은퇴를 응원했다.

아직도 선수 시절 유니폼을 들고 다닌다는 유씨는 “(선수 시절이) 가끔 생각도 나고 유니폼을 보면 제가 조금은 웃고 있었다”며 “축구를 하면서 좋은 기억들이 많다”고 회상했다.


‘재활 뒤 다시 선수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유씨는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현재도 있고 그때(사고 직후)는 더 강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상태는 제가 제일 잘 알다 보니까 (축구를 더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퇴원 뒤 집에서 재활을 이어가며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유씨는 “다치기 전에는 간절함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지금은 포기하지 말되, 즐기면서 더 재미있게 살자는 좌우명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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