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BNK경남은행.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하룡 기자] 거액의 은행돈을 횡령한 직원의 부인도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남편이 빼돌린 횡령금 중 일부를 빼돌리거나 숨긴 혐의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김한철 판사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용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법정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인 용모씨는 남편 이모씨가 빼돌린 횡령금 약 4억 원을 다른계좌로 이체하고 현금으로 인출한 혐의다. 이 돈을 비닐백에 포장해 김치통 내 김치 사이에 숨겼다가 들켰다.

용씨의 남편 이모씨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행사 명의의 출금전표를 위조하거나 시행사가 대출을 요청한 것처럼 문서를 조작해 대출 원리금 상환금과 대출금을 빼돌린 혐의로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모씨는 지난 2022년 7월까지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으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본인이 관리하던 17곳 PF 사업장에서 모두 3,089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은행권 금융사고 중 가장 큰 금액으로 BNK경남은행에도 큰 오명을 남겼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주주행동주의 기관에 "단기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과 주주들에게 적극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19개 은행의 경영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지난해 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총 57건으로 전년(56건)보다 1건 더 늘어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별로는 우리·BNK경남은행(4건), DGB대구은행(3건), BNK부산·전북·케이뱅크(2건) 등이고, 사고유형별로 보면 횡령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마다 금융권 횡령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는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도 문제지만, 경영진의 무책임과 은행시스템의 위기대응 속도도 매우 더디다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사이 이뤄졌던 은행권 지배구조 개혁은 대표이사에게 면책 사유를 확대한 계기가 됐다는 비판도 존재하며, 오는 7월 책무구조도 시행에 맞춰 금융사고 발생 시 경영진까지 연대 책임을 지는 강력한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100억원대 부당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선 상태지만, 당국도 보다 명확한 감독규정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