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와 SBS A&T지부는 지난달 25일 서울 목동 SBS 사옥 1층 로비에 모여 이희근 SBS A&T 기획실장의 징계를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제공

SBS A&T 사장이 노조의 임원 부당노동행위 고소를 두고 “경영위원의 부적절한 발언 의혹이 불거진데 대해 사과드린다”다면서도 “술자리에서 주고받은 말”이라고 일축해 사안을 왜곡한다는 반발을 불렀다.

이동희 SBS A&T 사장은 지난 18일 오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에서 이희근 SBS A&T 기획실장의 부당노동행위와 이에 대한 노조의 고소를 언급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SBS A&T지부는 지난 17일 이 실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이 실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사측 조치가 없다며 SBS A&T와 이동희 사장도 함께 고소했다. 노조는 조합원 제보를 토대로 이 실장이 지난달 5일 전 사원 워크숍 뒤에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지난해 A&T 조직개편 관련 노동조합 피케팅에 참여한 조합원 명단을 보관하고 있다’, ‘피케팅 참여자들은 향후 진급 대상자 간 우위를 정할 때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동희 사장은 “사건을 접하고 곧바로 당시 상황과 문제의 발언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했지만 부적절한 말을 했다는 경영위원과 그 말을 들었다는 직원들의 주장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며 “술자리에서 주고 받은 말이었고 서로 다른 기억에 의존만이 유일한 단서였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사실관계 규명도 필요하지만 엇갈린 주장에 대한 시비 판단 과정에서 우리 조직이 입을 피해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두 차례 노조위원장을 만나) 해당 경영위원에게 사실상의 중징계와 같은 업무배제 조치를 선제적으로 내리고 사장이 임직원 여러분께 사과드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고 했다.

노조의 고소를 두고는 “조직을 보호하자는 최고 경영자의 간곡한 부탁을 저버린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임직원들이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양보와 배려, 조직에 대한 애정으로 갈등을 풀지 못하고, 갈등의 해결을 매번 외부에 의존하고 SBS A&T의 노사관계가 점점 사법화돼 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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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조기호, 오른쪽)와 SBS A&T지부(지부장 홍종수, 왼쪽)는 17일 오후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이희근 SBS A&T 기획실장과 SBS A&T, 이동희 SBS A&T 사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제공.

언론노조 SBS본부는 19일 성명에서 “‘술자리에서 주고받은 말’이라며 본질을 흐리지 말라”며 “피해자들은 업무의 일환으로 회사 공식연수 과정에 참여했던 것이다. 식사 도중 A씨(이희근 실장)의 폭언을 들어야 했던 피해자 그 누구도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기획실장이란 보직은 유지케 하고 인사 업무만 사장이 팀장을 통해 챙기겠다는 게 어떻게 업무배제인가”라는 지적도 했다.

SBS본부는 피해자 다수의 진술과 증거가 확보돼있다며 “복수의 피해 조합원들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었으며 A씨만 부인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사측의 비상식적인 대응에 참담함을 느끼면서도 한 달 가까이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유는 단 한 가지, 피해자를 위해서였다”며 “(노조가) 사장과 만난 자리는 범죄자 처벌의 수위를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노조가 단협에 보장돼 있는 ‘부당노동행위자’에 대한 징계 요구를 주장하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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