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독권위)가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4차 회의를 열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신호철 시사IN 편집위원 △이해수 고려대 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미디어오늘에선 정철운 편집국장, 박서연 기자가 참석했다.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는 독권위원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세현, 김봄빛나래, 이해수, 신호철 독자위원. ⓒ미디어오늘

이해수 : 지난 독권위 때 서면으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 법정제재 오남용 보도를 방송사, 프로그램 제재 수위 등을 일목요연 정리된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 드렸는데, 관련 기사가 나왔다. <선방심의위 법정제재 18건 역대 최다> 표로 정리해 두니까 MBC 특정 방송사를 표적심의 했다거나, 편파 심의, 월권 심의 정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난달 10일 미디어오늘 1면.

김봄빛나래 : 지금 가장 관심 갖고 보는 사안 중 하나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다. 시민 방청을 실제로 가봤다. 공정성, 객관성 조항을 기반으로 심의하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데, 심의위원들의 주관적 입장이 반영된다. 근데 현장에서 보면 (의견진술 하러) 온 언론인들을 눈치 주고 혼내고 주눅 들게 해서 보도할 것도 보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보통 방심위 사안을 잘 안 다룬다. 단신으로만 다루고, 미디어오늘, 한겨레, 미디어스 정도에서만 다루고 있다. 다른 언론은 큰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말도 안 되게 선방심의위에서 법정제재가 많다 보니 다루긴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사안을 잘 끌고 가고 있는 그 자체를 칭찬하고 싶다. 그래픽으로 한눈에 정리하니 어떤 언론사가 어떤 보도로 무슨 제재를 받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 것도 좋았다. 지면을 보면 ‘입틀막 심의’ 면을 따로 만들어서 계속 지면 배치하고 있다.

이해수 : 세월호 10주기 관련해서 여러 기사가 있지만, KBS 다큐 불방이라든지 각 방송사에서 관련 프로그램이 어떻게 편성됐는지 소식, 미디어오늘에서 공격적으로 기획하고 세월호를 직접적으로 다룬 기사는 없어서 10주기라는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서는 보도의 비중이나 심층성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있었다.

김세현 : 4·16처럼, 큰 메시지 있는 사건 같은 경우에는 성인과 성인이 아닌 세대가 겪은 걸 비교해서 분리해서 봐줬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청소년들이 이런 현안에 대해 말하는 걸 주저하고 그랬는데, 4·16이 청소년도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했다. 저도 그랬다. 그런 부분에서 4·16, 총선 이런 큰 사건 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 세대의 목소리가 조금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큰 사건을 다룰 때 젊은 층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지난달 3일 미디어오늘 5면.
▲지난달 10일 미디어오늘 4면.

신호철 : 총선 관련해서 폴리널리스트 기사를 제 생각보다 크게 쓴 것 같다. 2월, 3월에도 썼지만, 4월에는 더 크게 나오더라. <현직 언론인들이 바라본 폴리널리스트>, <언론인 정치권행, ‘방법이 없다’는 말부터 지우자>. 진심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잘 봤다. 안수찬 기자가 쓴 칼럼도 잘 봤다. 과거 사례까지 비교했다. 미디어오늘의 진심이 느껴졌다.

검찰이 언론플레이 같은 거 할 때 유일하게 반박 논리를 짚는 게 미디어오늘밖에 없는 것 같다.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록 허위? 검찰발 보도는 오보?> 이 기사를 보면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 대한민국에 미디어오늘이 없었다면 어떻게 제가 이걸 제대로 파악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검찰이 비대칭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그에 대응해서 검찰 대응 언론으로서 존재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법조 출입기자들이 해야 한다.

<검색 배제 언론사, 조회수 ‘100분의1’ 급락까지 경험했다> 기사 재밌게 봤다. 근데 기사 보다가 궁금한 게 1300개 언론사가 정확히 어떤 언론사인지 궁금하다. 이 안에 들어간 언론사 안 들어간 언론사가 어딘지 모르겠다. 언론계에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반 독자는 알기 어려울 것 같다. 1300개 언론사 중 1~2개라도 나와주면 감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달 17일 미디어오늘 3면.

이해수 : 구체적인 언론사 명을 밝히기 어렵다면 유형별로 인터넷매체, 지역신문 등으로라도 표현되면 좋겠다.

신호철 : 미디어오늘 좋은 기사들을 보면 숫자가 나온 기사들이다. 숫자가 나오면 좋다. 진영이 달라도 숫자가 나오면 설득이 된다. 숫자들이 나오는 기사는 저장하고 메모하게 된다. <뉴스 검색 언론 노출, 구글 358개‧네이버 223개‧다음 103개> 기사를 봤다. 그래프와 데이터 있는 기사를 보니까 반갑다.

<투표 마감 직후 토론, 종편·지상파 통틀어 KBS만 ‘전원 남성’> 이런 기사도 숫자를 카운트한 거다. 이걸 하기 위해 각 방송 영상을 보며 숫자를 세고 발품을 팔아서 카운트하는 노력이 좋은 것 같다. 미디어오늘이 숫자와 데이터의 미디어가 되면, 생각이 다른 보수적인 사람들도 미디어오늘을 많이 보고, 미디어오늘의 논점이 마음에 안 들지만 미디어오늘에 가면 굉장히 좋은 데이터가 있다는 생각하지 않을까.

▲지난달 24일 미디어오늘 3면.
▲지난달 17일 미디어오늘 4면.

김봄빛나래 : 총선 관련해서 유의미했는데 어떻게 하면 널리 알려질 수 있을까? 고민했던 기사가 있다. <언론보다 유튜브를 더 신뢰하십니까?> 기사다. 시사 유튜브 문제가 많았다. 총선 끝나고 나서 선거 미디어리터러시 차원에서 짚어주는 것이 좋았다. 당연한 비판이 된 것 같긴 한데, 유튜브가 폭로를 주도하고, 음모론을 많이 키워왔다. 뉴스 도리토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야기해서 재밌게 읽었다. 이 기사가 많이 읽히고 문제의식을 나눴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 기사에서 지적하는 문제가 이번 총선에서도 개선되지 못했다. 

▲24일 미디어오늘 10면.

김봄빛나래 : 5월이면 TBS가 폐국될 것 같다. 해당 사안 관련해서 지부 사람을 만나고, 서울시 의원 논의 진행되는지 다루고 있는데, 이게 되게 심각한 사안이다. 시민들이 ‘김어준 보냈으니 당연한 결과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단순히 김어준이 떠나 방송국 하나가 망하게 된 게 아니라, 얼마나 큰 문제인지 그거에 대해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그걸 인식시켜 줄 수 있게끔 알려줄 수 있는 게 미디어오늘이다.

이해수 : <‘넥스트 라이트’ 한동훈 띄우던 조선일보 ‘변심’의 의도는?> 기사가 1월에 보도된 <이준석 지우고, 한동훈 띄우는 조선일보> 후속 기사 격인데, 소위 최근에 보수언론인 곳도 여론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논조가 달라졌다. 그 이유를 분석하고 해설을 덧붙인 기사여서 눈이 갔다. 논점이 명확한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독자가 사실을 인지하는 걸 넘어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 고민하는 기사를 독자들이 원할 것 같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는 많아진다. 오피니언에 가까운 기사를 더 원할 것 같다. 미디어오늘 독자라면 확실한 무언가를 이야기해주는 기사를 원할 것 같다.

▲지난달 24일 미디어오늘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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