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의혹 수사'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용산 대통령실이 지난 7일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을 임명하며 민정수석실이 부활하자마자 '김건희 여사 수사리인'이 전면 교체되면서 용산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송경호 서울중지검장과 서울지검 수사팀이 13일 전격적으로 전면 교체됐다.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부가 전면 물갈이되고 '친윤'인 이청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서울중앙지검 수사 지휘라인인 1~4차장도 모두 교체됐다. 

또한 서울지검장이 전격 교체가 된 13일 동시에 서울·부산·대구·광주 고등검찰청 검사장(고검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급 간부 최소 7명이 줄사표를 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주형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5기), 최경규 부산고검장(25기), 노정연 대구고검장(25기), 한석리 울산지검장(28기), 홍승욱 광주고검장(28기)과 박종근 광주지검장(28기)이 13일 나란히 사의를 표명했다. 노정연 고검장은 '여성 첫 고검장'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법무부는 13일 대검검사급 검사(검사장급) 39명이 신규 보임(12명) 및 전보(27명) 등 지방·고등검찰청 검사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부임 일자는 이달 16일이다. 

힌편,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급의 줄사표와 대대적인 검찰 인사 단행에 이원석 검찰총장도 14일 모든 일정을 취소해 거취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라인 전면교체…김건희 수사 난망 우려

이번 인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 수사 검찰지휘부가 완전 물갈이됐다. 무엇보다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부임한 것이 눈에 띈다. 지검장에서 고검장으로 이동하는 것이기에 영전 또는 승진으로 볼 수 있지만 김건희 여사 수사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봐야 한다. 사실상 '좌천'이라는 평가다.

특히 송 지검장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과 검찰 갈등설이 법조계에 퍼진 적이 있었을 때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는 검찰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을 유지했던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맡는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수사 역시 전주지검에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맡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장만 바뀐 것이 아니라 수사 지휘부도 물갈이 됐다.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김창진 1차장검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고형곤 4차장검사도 자리를 옮겼다. 

김창진 1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됐고, 고형근 4차장검사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부임한다. 고 4차장검사도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한 모양새지만 비수사부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도 이번 인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을 떠난다. 박현철 2차장검사는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 3차장검사는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지검은 그동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해왔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의 물갈이는 수사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리고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불과 10일만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장 등 수사지휘라인의 전격 교체는 김 여사의 직접 소환 등 '김건희 수사'와 관련된 대대적 물갈이가 본격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송경호 지검장)은 '김건희 여사 직접 소환' 방침을 세웠다. 검찰관계자는 "조사를 받아야 사건이 종결될 수 있다"는 의견을 지난해 말 김 여사 변호인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MBC뉴스는 지난 10일자로 보도했다. 

또한 용산 대통령실이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을 임명하는 등 민정수설실을 부활시킨 것도 '검찰 장악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라는 것도 이번 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윤 대통령이 김주현 전 법무부차관을 민정수석으로 지명한 날이 다름아닌 이 총장의 김건희 여사 관련 '신속 철저 수사' 지시를 내린 지난 7일이다.

여론 생각도 같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정부의 민정수석실 부활을 두고 '사정기관 장악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의견이 52.1%로 집계됐다. '민심청취를 위한 것'이라는 응답도 33.9%에 달했지만 신뢰수준(±3.1%포인트) 밖이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고위직 줄사표…이원석 검찰총장도 사의 고심

한편 이번 검찰 인사 전면 교체와 함께 이원석 검찰총장이 사표를 고심하고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장은 오는 9월에 임기가 만료되지만 '김건희 수사지시' 책임으로 조기 사의 표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의 일선 수사팀에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할 것"이라고 말하며 김건희 여사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이 부활되고 이 총장 수사 지시 불과 엿새 뒤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 지휘부가 전격 교체되면서 용산 대통령실이 이원석 검찰총장을 믿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검찰 내부에서 감지되고 있다. 

또 최경규 부산고검장을 비롯해 노정연 대구고검장, 한석리 울산지검장, 이주형 서울고검장, 박종근 광주지검장, 홍승욱 광주고검장, 배용원 청주지검장 등 25기에서 28기 사이의 검찰 고위직의 줄사표도 이어지고 있어 검찰 자체가 대폭 물갈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대통령의 검찰 장악 유지 위한 인사" 비판...천하람, 검찰 김건희 직접 소환 "격노"

당연히 야권에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이해식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창수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은 김건희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은 "이창수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성남FC 사건 등 야당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이때, 대통령의 심복을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은 기어코 김건희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려는 신호로 읽을 수밖에 없다"며 "그게 아니라면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송경호 서울지검장을 친윤 검사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검찰 인사는 봐주기 인사, 방탄 인사"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이창수 지검장은 감찰을 받아야 할 사람인데 영전했다. 인권유린, 강압수사, 불법수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대표적인 정치검사"라며 "대장동 사건을 수사 지휘한 고형곤 검사 또한 승진했는데 이번 검찰인사의 기준이 대통령 충성도라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도 배수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창수 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며 "이번 인사를 보니 해답은 역시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뿐이라는 것이 다시 증명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록 특혜, 고의 상습적 위조 이력서 제출, 뇌물성 후원, 관저 리모델링 공사 특혜 등 모든 의혹을 총망라한 종합특검이 아니고서는 김건희 여사 수사는 한 발도 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13일 〈시사IN〉 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 이번 검찰인사로 "김건희 여사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새로)오신 분(이창수 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보통 가깝지 않다"며 "대검 대변인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추미애 장관)와 알력다툼이 있을때 윤 대통령 입 노릇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은 "검찰 조직 반발은 없을 것이다. 아직도 윤석열 정권은 3년이 있기 때문에 인사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한동훈 라인, 이원석 라인, 이런 라인들이 이번에 교체될 것이다고 보고 있다"며 "현 검찰총장(이원석)보다  9기나 기수가 앞선, 노련한 전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차관, 대검 차장을 지낸 기획통(김주현 신임 민정수석)이 왔으면 무엇인가는 보여줄 것인데 딱 보인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건희 영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의 김 여사 직접 소환 조사'와 관련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서 또 격노하셨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천 당선인은 "결국 (검찰) 스탠스라는게 대통령과 살짝 거리를 두면서 원칙을 지키겠다라는 걸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 대통령을 치고 있다라는 해석은 과하지만 예전처럼 대통령의 오더를 뭔가 따르는, 대통령의 부하 같은 느낌으로 한몸으로 가는 것은 이제는 아닌 상황이 왔다"고 '검찰과 대통령간의 갈등'이 있음을 짐작했다.

이어 "검찰도 이제 살 궁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김건희 여사를 비호하다가 나중에 돌아올 부메랑이 지금 너무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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