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속영장 신청…살인방조 혐의 적용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살인사건 관련, 경찰이 국내에서 검거한 사건 피의자 20대 이모(28)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씨에게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당초 경찰은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이씨를 긴급 체포했다.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살인 사건 피의자 A씨가 2차 조사를 위해 지난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창원지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씨를 살인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이번 달 초 태국 파타야에서 다른 한국인 공범 2명이 한국인 A씨(30대)를 납치,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인 지난 9일 태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이씨는 사흘 뒤인 지난 12일 오후 7시46분 전북 정읍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긴급 체포됐다. 이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줄곧 살인 범행을 부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 태국 경찰이 수집한 정보를 분석했지만, 이씨가 살인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긴급체포 기한(48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경찰은 우선 태국 경찰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후 수사 과정에서 이씨 혐의가 변경·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바뀌기도 한다”며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캄보디아 도주한 용의자, 현지서 검거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의 또 다른 용의자인 이모(27)씨도 14일 0시10분(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 한 숙소에서 현지 경찰에게 붙잡혔다. 한국 경찰은 이씨가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태국·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에 파견된 경찰주재관과 함께 첩보를 수집해 추적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날(13일) 오후 9시쯤 용의자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에서 목격됐다는 첩보를 입수, 캄보디아 경찰주재관이 현지 경찰과 함께 검거 작전에 나섰다.

이씨는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돼 있다. 경찰청은 캄보디아·태국 경찰청과 용의자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경남경찰청이 수사한다. 경찰은 태국 주변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용의자 김모(39)씨도 현지 경찰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밤 태국 경찰이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시멘트로 메워진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 한국인 관광객 A씨(34)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진 태국 데일리뉴스 캡처

앞서 경찰은 숨진 A씨 어머니가 신고하면서 수사에 돌입했다. 지난 7일 A씨 어머니는 “모르는 남자가 아들 번호로 전화를 걸어 ‘A씨가 마약을 물속에 버려 손해를 봤으니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몸값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며 경찰 등에 신고했다. 아들 A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을 방문했다.

수사에 나선 태국 경찰은 “A씨를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술집에서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3일 오전 2시쯤 한국인 남성 2명이 A씨를 차에 태우고 파타야 방향으로 떠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태국 경찰은 이를 토대로 자동차 동선을 추적해, 마프라찬 호수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플라스틱 통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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