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노동부 장관, 민생토론회 사후 브리핑

노동부, 임금체불 반의사불벌죄 손질 첫 시사

배달라이더 안전 위한 실태조사·연구용역 진행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토론회 사후 브리핑을 열고 있다. 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노동약자 지원·보호법’은 노동자성 여부와 관계없이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노동약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춘 법안이라고 밝혔다. ‘무늬만 프리랜서’로 잘못 분류된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노동부는 노동약자 지원·보호법과 별개로 노동자성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의 법·제도 개선은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토론회 사후 브리핑을 열고 “기존의 노동관계법과 제도는 조직화되고 전형적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보호하는 데 무게가 실려있는 만큼 보호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약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선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노동약자를 주제로 한 25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노동약자 지원·보호법 제정을 약속했다. 법안에는 공제회 설치 지원, 분쟁조정 지원 등의 법적 근거가 담길 예정이다. 이 장관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법안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고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정기국회에서 꼭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창준 노동부 노동개혁정책관은 노동약자 지원·보호법에 대해 “근로자성 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법안을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배달라이더의 경우 배달의민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이 라이더 사용자인지를 따지지 않고 공제회 설치 지원, 분쟁조정 지원 등만 하는 것이다. 권 노동개혁정책관은 “노동자성 확대 등 노동계가 주장하는 것들은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에게 일정한 노동자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제도 개선 논의는 노동약자 지원·보호법과 별도로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정부가 정말로 노동약자를 우려한다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사업주 지불능력을 운운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가 사용자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가 기소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 손질 의사도 처음으로 내비쳤다. 이 장관은 “악성, 반복 등 일정한 조건을 둬서 반의사불벌죄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금체불이 상습·반복적일 경우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그간 반의사불벌죄 때문에 노동자가 체불임금을 하루라도 빨리 받기 위해 감액된 금액으로 사용자와 합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해왔다.

노동부는 플랫폼 종사자인 배달라이더 안전보건을 위한 실태조사·연구용역을 8월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연구용역을 토대로 종합적인 지원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배달라이더로 일하다 다친 경험이 있는 A씨는 민생토론회 당시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서 주문을 수락한다. 주문 확인을 위해 운전 중 휴대폰을 봐야 해 위험하다”고 증언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정부가 배달업종 차원의 위험성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배달라이더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업주에게 위험성평가 의무를 지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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