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여러분께서는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 처음으로 서울에 지하철이 개통됐다.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개통 5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큰 변화 중 하나가 스크린도어의 도입이다. 서울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것은 2005년 부터다. 2005년 10월에 사당역을 시작으로 서울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전면적으로 도입됐다.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에 지난 2016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김모군의 8주기를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스크린도어는 도입 초기부터 고장이 잦았다.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에서도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김모 군(1997년생, 향년 19세)이 출발하던 전동차에 치어 또 사망했다. 안전 수칙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해야 했다. 1명이 열차 진입 여부를 감시하고 나머지 1명이 작업을 해야 열차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군은 사고 당시 혼자 작업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열악한 작업 환경과 관리 소홀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지적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열린 구의역 산재사망 참사 8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위험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열린 구의역 산재사망 참사 8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위험의 외주화’ 중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구의역 산재사망 참사 8주기를 앞둔 2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구의역에서 참사 8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청년과 컵라면으로 구의역 산재사망사고를 기억합니다. 그러나 구의역 사고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으로 기억되어야합니다. 인력감축은 김군에게 ‘열차가 온다. 빨리 피해!’라고 소리칠 동료를 없앴습니다. 구의역 참사 8년이 지났습니다.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이 전면에 적힌 오세훈 표 죽음의 열차가 다시 들어오고 있습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외주화의 위험에 대해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구의역 산재사망 참사 8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시 사고 현장이었던 9-4 승강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에 지난 2016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김모군의 8주기를 추모하는 메모장이 붙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에 지난 2016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김모군의 8주기를 추모하는 메모장이 붙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고현장이었던 구의역 9-4 승강장을 찾아 헌화하고 김군을 추모했다. “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도 안전합니다. 서울지하철 개통 50년, 이제는 안전한 100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 적힌 문구다. 김군이 수리하던 스크린도어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지만 그 ‘안전’을 수리하는 제2의 김군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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