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혈중알코올농도 조사 위해 ‘위드마크 공식’ 적용도

김씨 측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 낳아, 수일 내 조사 출석”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현장에서 달아난 다음 혐의를 부인하다 열흘 뒤 사실을 실토한 가수 김호중씨(33·사진)가 출국금지됐다. 경찰은 김씨가 마신 술의 양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수일 내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김씨와 김씨를 대신해 경찰에 자수했던 매니저,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과 대표 등 4명에 대해 출국금지 신청을 했고 법무부가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단 김씨의 음주량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김씨와 술자리에 동석한 연예인 등에 대해 전화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이번 사건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만한 충분한 상황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마크 공식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으로 추산하는 기법으로 체중과 음주 시점, 주종, 음주량을 고려해 계산한다.

경찰에 이어 검찰도 음주운전·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 교통사고 뒤 의도적 추가 음주 등을 ‘사법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의 사법방해에 엄정 대응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고 이후 편의점에서 일행과 캔맥주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경찰의 음주 측정에 혼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한 게 아니고 사고 이후 음주를 한 것이라고 둘러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 9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왕복 2차로 도로에서 반대 차로를 주행하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뒤 다음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김씨가 도주한 사이 그의 매니저가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났을 즈음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며 거짓 자수했다. 소속사 측은 김씨가 아니라 소속사 대표의 지시로 매니저가 대신 출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러 술자리를 옮겨 다니거나 대리운전을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 같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내놨다.

김씨는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지난 주말 예정된 콘서트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19일 밤 팬카페에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씨는 20일 변호인을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고 다시 입장을 밝혔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가 “너무 힘들고 괴롭다.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며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