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하는 제주 해녀들
"아이들에게 나 죽걸랑 소랑 바당에 뿌려도라, 죽어서도 물질허멍 살켜 고라수다."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에서 태어나 15살 때부터 해녀로 살아온 92살 김유생 할머니는 죽은 뒤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주면 저승에서도 물질하며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할머니는 "지금도 바다에 가면 어떤 돌에 뭐가 있는지 다 안다"면서 "물건(해산물)은 얼마든지 할 수는 있는데 나이가 들어 다리도 아프고 해서 물건을 들고 올라오질 못한다"며 은퇴를 아쉬워했습니다.

그는 남편이 40살에 먼저 가서 혼자 물질을 하며 5명의 자녀를 모두 잘 키웠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는 평소 물질 동반자였던 91살 강두교 할머니와 함께 은퇴식에 앞서 포구에서 마지막 물질 모습을 선보여 관중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귀덕2리어촌계와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마련한 25일 해녀 은퇴식에서 모두 9명의 해녀가 은퇴했습니다.

제주 해녀어업이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로 지정되고, 해녀문화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이번처럼 공개적인 해녀 은퇴식은 처음입니다.

귀덕2리어촌계와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는 은퇴하는 해녀들에게 공로상을 수여하고, 귀덕2리마을회와 해녀회는 축하금을 전달했습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해녀들에게 스카프를 선물하고,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는 식사권을 증정했습니다.

계속해서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 '해녀 아리랑' 노래와 숟가락 난타, 민요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한수풀해녀학교 교장인 김성근 귀덕2리어촌계장은 "제주도의 보물인 해녀를 위해 사상 첫 은퇴식을 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은퇴식을 기획한 양종훈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은퇴하는 해녀분들이 가장 아끼는 손녀에게도 당당하게 한번 해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해녀 은퇴식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은퇴하는 해녀의 가족과 주민, 한수풀해녀학교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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