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인터뷰

집단에너지는 탄소감축 효과 탁월  
기후변화 대응 위한 최적의 대안
삼성전자와 반도체 산업폐열 활용
지역난방 공급하는 업무협약 체결 

지난 3월 12일 진행된 ‘반도체·집단에너지 산업 간 에너지 이용 효율화 및 저탄소화 협약’에서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오른쪽 여섯째)과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가운데),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분 사장(왼쪽 여섯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지역난방공사]

전국에 총 19개 사업장을 운영 중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주거 및 상업지역에 집단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 에너지 절약과 국민 생활의 편익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사업법을 근거로 설립됐다. 지난 2022년 11월 취임 이후 임기의 반환점을 지나고 있는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미래를 대비해 집단에너지사업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과 지역난방’의 개념과 사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집단에너지사업이란 열병합발전소 등의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 또는 전기를 다수 사용자에게 일괄 공급하는 사업으로, 대표적인 것이 ‘지역난방사업’이다. 쉽게 말해 각 가정에 설치된 보일러를 통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을 개별난방이라 하고, 열병합발전소 등에서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한 열을 활용해 일정 지역에 난방과 온수로 공급하는 것을 지역난방이라 한다. 즉, 폐열을 난방에 활용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우리 공사는 현재 전국 총 34개 집단에너지사업자 중 기준사업자로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의 장점 및 효과는.

 “먼저 전력 측면에선 열병합발전소가 분산형전원으로서 국가 전력수급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수요처의 인근에 있어 송·배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송전탑 설치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역난방 공급 시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자원회수시설의 폐열 등 미활용 열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으며,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뛰어나 국가적으로 이득이다. 아울러 각 세대에 보일러가 없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직접 가정 안으로 유입되지 않아 안전하고, 보일러 설치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국민 개인 차원에서도 이득이라 볼 수 있다.”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것은.

 “먼저 4대 경영방침을 먼저 수립했다. ^미래를 대비하는 혁신경영 ^성과를 창출하는 효율경영 ^국민이 신뢰하는 안전경영 ^공정하고 청렴한 투명경영’이다. 임직원들이 동일한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작년 4분기, 10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안전활동 수준평가나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제에서도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집단에너지 사업의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에너지효율 향상과 탄소감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집단에너지사업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게 절실했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미활용열의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산업폐열을 지역난방 공급에 활용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3년 기준 총열공급량의 약 13%를 미활용열로 충당하고 있다. 공사는 기존에도 발전배열, 소각열 등 미활용에너지의 최대치를 지역난방에 활용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미활용에너지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던 중 삼성전자에서 다량의 고온 폐수가 방류돼 민원이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 문제를 우리 사업과 연계했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문제해결형 에너지 신사업’에도 부합해 2023년말 ‘미래사업’으로 선정하고 즉시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다른 산업폐열보다 반도체 산업폐열이 유리한 이유는.

 “반도체 산업폐열에 우선 집중한 이유는 폐열의 발생지와 우리 공사의 지역난방 공급 지역이 일치해서다. 실제로 삼성의 반도체공장과 우리 공사 화성지사와 평택지사가 매우 가깝다. 이러한 위치적인 장점은 경제성과 직접 연결된다. 폐열 발생지와 열 수요지가 멀수록 열수송관 투자비가 상승한다. 하지만 반도체 공장의 경우, 공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므로 생산지와 수요지가 일치하기 쉬워 경제적이다.”

 -사업화 결정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나.

 “반도체 폐수의 열을 활용하기 위해 소요되는 추가적인 시설투자비와 운영비가 아직 일반 열병합발전에 비해 높은 편이다. 또한 이 사업을 위해선 에어컨디셔너(에어컨)의 일종인 히트펌프가 필요하다. 국내엔 소형 에어컨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있으나, 폐열 활용에 쓸 대형 히트펌프 경우는 유럽을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향후 국내 업체들도 머지않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히트펌프가 필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산업폐열이 40도 미만으로, 난방·급탕·산업공정에 바로 활용하기 어렵다. 지역난방으로 활용하려면 최소 60도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열로 변환하는 히트펌프가 필요하다.”

 -사업의 의의와 기대효과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공사 열원 및 열공급 지역과 인접해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며, 산업폐열 재활용으로 저탄소 에너지 이용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 친환경 경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국제적으로 탄소배출과 관련해 친환경 공정을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공장의 폐열방류로 발생하는 생태계 문제와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저탄소화가 실현되면 국제 탄소 규제 강화로 인한 수출 악영향이 줄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본다.”

 -사업 추진을 위해 개선·보완할 점은.

 “지역 내 열에너지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고 재정지원이 미비해 저온 미활용열의 이용이 저조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열시장 관할 통합적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열에너지 정보 제공, 열시장 감시 등이 필요하다. ‘열시장매커니즘의 작동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 미활용 열에너지 관련 인센티브도 부재하다. 따라서 초기투자지원 및 탄소감축 인정과 같은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향후 추진계획과 장기적인 목표는.

 “우선 삼성전자와 시범사업을 통해 반도체 산업폐열 활용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변의 다양한 미활용열인 도시폐열, 데이터센터열 등을 발굴해 활용하는 사업으로 확장하고, 이를 통해 얻은 사업 노하우를 주변 집단에너지 사업자들과 공유해 국가적으로 탄소를 저감하는 데 기여하겠다.”

 -미래를 대비해 준비 중인 사업이 있나.

 “통합발전소를 기반으로 한 섹터커플링(P2H) 사업, 3세대~4세대 융복합 집단에너지 사업, 수소경제로의 전환 등 저탄소 신사업모델 실증을 통해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집단에너지 기준사업자로서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선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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