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사진 국가철도공단

 “앞으로 철도운영사는 물론 열차를 이용하는 국민을 위해서 제때에 품질 좋은 철도를 공급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겁니다.”

 최근 서울역 인근에 있는 국가철도공단(이하 공단) 수도권본부의 집무실에서 만난 이성해(58) 이사장은 자신의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2004년 철도청의 건설·시설부문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 합쳐져 설립된 공단은 정부를 대신해 철도 건설과 선로 배분, 자산 관리 등을 총괄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서울 출신으로 1991년 기술고시(27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이 이사장은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건설정책국장을 거쳐 차관급인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월 공단의 제8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에게 공단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취임 100일이 됐다. 직접 겪어본 철도현장은 어떤가. 
 “취임하자마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 준비에 매달렸다. 공단의 전 임직원이 모든 정력을 다 쏟아부었다. 덕분에 무탈하게 개통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웠다. 또 새삼 철도가 선로·신호·전기 분야 등 많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운영되는 종합적인 시스템이란 걸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성해 이사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수서역에서 GTX-A 노선의 개통 준비사항을 살피고 있다. 사진 국가철도공단

 GTX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다. 어떤 효과가 있을까.
 “고속철도인 KTX가 지역 간 거리를 크게 단축하는 효과를 발휘했듯이 GTX는 지역 내에서 빠른 이동을 통해 공간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이렇게 빠르고 편리한 통근 교통수단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A 노선 운정~서울역 구간이 올해 말 개통하고, B·C노선이 차례로 완공되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
 철도 지하화 사업에도 적지 않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도심의 금싸라기땅이 철도로 인해 단절되고, 기형적으로 방치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철도 지하화로 단절을 해소하고, 지상 개발로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공단은 이 과정에서 지상철도를 대체할 지하철도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건설하는 일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이성해 이사장(가운데)이 지난달 23일 '현장중심 책임경영' 선포식을 하고 있다. 사진 국가철도공단

 공단을 현장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데. 
 “철도 내부에도 노반·궤도·전기·신호·통신 등 부문별로 높은 벽이 있다는 걸 느꼈다. 고객 만족을 위한 적기 준공을 하려면 이런 내부의 벽을 깨고 하나의 준공 목표를 바라보고 같이 가야만 한다. 그래서 사업현장을 중심으로 모든 부문의 전문가가 합심해서 나아가는 형태의 PM(Project Management, 현장관리) 조직으로 재편했다.”
 철도 건설과 운영의 분리를 반대하는 주장도 있다.
 “건설과 운영을 나누는 이른바 ‘상하분리’를 통한 철도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에선 영국과 스페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돈이 많이 드는 철도 인프라는 공공부문이 담당하고, 그걸 이용해서 여러 철도운영사가 다양한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자는 취지이자 방식이다. 항공에서 공항 등 인프라는 공공이 건설하고, 여러 항공사가 이를 이용해서 승객을 운송하는 것과 유사하다. ”

대전역에 나란히 서있는 국가철도공단(오른쪽)과 코레일 사옥. 중앙일보

 공단의 해외 철도시장 진출이 상당히 활발하다. 
 “20여 년 전 경부고속철도 건설 때만 해도 국내 기술력이 부족해서 외국에 의존해야만 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철도기술력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 등지에서 여러 감리사업을 진행했으며 2022년엔 모로코 고속철도, 지난해엔 폴란드 고속철도의 설계 용역도 수주했다. 민간과 손잡고 더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다.”
 재임 동안 만들고 싶은 공단과 철도의 모습은.  
 “철도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단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다. 공단의 기반이자 지향 목표로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삼고 실현해 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또 과감한 연구기획과 투자를 통해 우리 공단과 철도산업이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토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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