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LH 매입임대주택사업 혈세낭비 관련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매입임대주책 사업 방만운영 실태와 원인 규명, 신축 약정매입방식 매입 중단, 매입임대주책 관련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조태형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3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 운영 실태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감사원에 요구했다. 매입임대주택 제도는 도심에서 소득이 적은 이들도 생활권에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 다가구 주택 등을 매입해 저렴하게 임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건설업자에게 세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될 위험이 크다는 논란도 있다.

경실련이 분석한 결과 LH는 최근 3년간 약 10조8000억원을 투입해 매입 임대주택 3만9000호를 샀다. 기존 건축물을 매입하는 방식과 새 건물을 매입하는 ‘신축약정매입’ 방식 중 신축약정매입 방식의 비중은 2021년 전체 70%(5조3000억원 중 3조7000억원)에서, 2023년 전체 97%(1조4040억원 중 1조4000억원)로 늘어났다. 경실련은 “신축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 업자의 토지 매입 비용과 건축비 거품이 모두 매입 가격에 반영돼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기존 주택을 사들인 후 그 자리에 다세대 주택을 새로 지어 공급하면서 기존 세입자들도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LH의 주택 매입 가격도 과도하게 비싸다고 봤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LH가 매입한 다세대 주택의 1㎡당 가격은 775만~900만원 정도였는데, 화곡동의 다른 다세대 주택의 실거래가의 평균은 1㎡당 517만원이었다. 경실련은 “아무리 신축이라도 다른 다세대 주택의 거래 가격보다 훨씬 높고,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매입임대주택 매입가격으로 차라리 대단지 아파트를 전세 임대를 해서 공급한다면 세입자의 만족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런 현상의 이유를 가격 기준을 ‘건설 원가’ 기준에서 ‘감정가 수준’으로 완화했기 때문으로 봤다. 경실련은 “현행 산정방식에 따르면 가격 급등기의 실거래가, 또는 과거 거래 사례인 고분양가를 기준으로 감정평가가 이뤄져서 가격 하락기에는 가격 반영이 어렵다”며 “적정 거래가격 산정을 위해 경매낙찰가 분석 등 시장의 하락 상황을 반영해 거품 없는 가격에 주택을 매입하도록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신축 건물을 약정해 매입하는 방식을 전면 중단하고, 매입 가격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매입임대주택한국토지주택공사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