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오늘 CI.

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독권위)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5차 회의를 열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신호철 시사IN 편집위원 △이해수 고려대 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미디어오늘에선 정철운 편집국장, 윤유경 기자가 참석했다.

▲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는 독권위원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세현, 김봄빛나래, 이해수, 신호철 독자위원. ⓒ미디어오늘

신호철 : 미디어오늘이 5월에 대통령실 출입기자 관련 기사를 많이 썼다. <“쇼통” 비판 부른 대통령과 출입기자단 ‘김치찌개 만찬’> 기사 등을 보면 ‘현장 발언 중에서 대표 취재단이 취재해 공유한 풀(POOL) 자료를 기반으로 기사화가 이뤄졌다’는 내용도 있다. 해외와 비교해서 한국 기자단이 어떤 상황인 지 궁금하다. 윤석열 정부와 상관없이도 한국 출입기자 문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김봄빛나래 : 특히 미디어오늘 사설 <대통령의 김치찌개 레시피는 궁금하지 않다>가 이 문제를 잘 짚었다. 기자들이 현장에 간다는 건 질문을 하기 위해 가는 것이지 김치찌개를 먹으러 가는 건 아니다. 언론 탄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등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질문을 한 부분이 없어서 비판적으로 봤는데, 사설에서 핵심을 짚어줬다.

▲ 미디어오늘 5월29일 지면 기사 '“쇼통” 비판 부른 대통령과 출입기자단 ‘김치찌개 만찬’' 갈무리.

이해수 : 5월엔 미디어오늘 창간 기획이 눈에 띄었다. 총선에서 화제 몰이를 했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막을 내리면서 이슈가 공론 중심에서 사라진 느낌이었는데, 지속적으로 심층 취재를 이어간 언론 중엔 단연 미디어오늘이 돋보였다. 과거 논의의 초점이 ‘류희림’ 개인에게 맞춰진 기사들도 많았는데, <‘역대최다 중징계’ 선거방송 심의폭주 누가 이끌었나>등의 기사에서 제도의 문제를 짚고 제도적 해법을 모색해 차별화됐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단체가 구성되고 위원이 정해지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류희림’이 아니어도 반복될 문제다. 보도의 방향도 제도 개혁에 대한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내세워야 한다.

지면상으로 눈에 띄었던 <자본, 오늘도 언론을 노린다> 기사도 좋았다. 자본이 언론을 소유하는 경우가 늘고있는데 주주와의 관계가 언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그래프와 함께 보여주면서 언론의 현실을 적시했다. 주주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가 삭제되는 등의 여러 사례들을 보여줘서 언론에게 주주가 어떻게 성역이 되는 지 잘 보여줬다. 독립적 소유구조를 가진 언론은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해주면 사안이 더 강조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온라인으로 내용을 더 상세하게 살펴보고 싶었는데 헤드라인이 달라서 기사를 검색하기 어려웠던 점이 아쉬웠다.

▲ 미디어오늘 5월15일 지면 기사 '자본, 오늘도 언론을 노린다' 갈무리.

<지역신문 지원 20년, 여전히 숨만 붙어 있다> 기사에선 지역신문발전위원회(지발위)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지발위 기능을 점검했다. 지발위의 보고서가 출처가 돼서 지역언론의 현황이나 문제점을 다룬 기사가 나오다보니 많이들 지발위를 지역신문을 대변하는 기구로서 생각하며 공적 역할이 부각됐었는데, 그 허점을 잘 다룬 기사였다. 지발위 재정이나 인적 구성, 조직의 위상 등의 허점을 상세하게 다뤘다. 미디어오늘 ‘전국언론자랑’이 지역언론에 대한 막연한 상상이나 편견을 깨트리는 역할을 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언론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지발위를 경유해 살펴본 기사여서 좋았다.

▲ 미디어오늘 5월15일 지면 기사 '지역신문 지원 20년, 여전히 숨만 붙어 있다' 갈무리.

신호철 : 5월엔 특집 기사가 유달리 많았다. 분량도 많고 한 면을 채운 인포그래픽도 많았다. 공이 많이 들었을텐데 이런 식의 지면과 분량, 에너지를 투입한 게 반갑고 좋았다. 짤막짤막한 기사가 온라인에서 조회수를 더 높일 수 있겠지만, 조회수와 상관없이 이렇게 길고 다양하게 특집을 내는 게 좋은 것 같다.

김봄빛나래 : ‘이상한 나라의 선방심의위’ 기획을 통해 미디어오늘이 이슈를 끝까지 잘 끌어가줬다. 특히 5월8일자 1면에 실렸던 <선거방송 ‘심의 폭주’ 기억하겠습니다> 기사를 지면으로 받아봤을 때 눈에 띄는 정도가 달랐다. ‘입틀막 당사자들’이라는 꼭지로 실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선방심의위의 문제를 계속 지적해줘서 좋았다. 다만, 실제 보도와 방송을 봐왔던 시청자나 청취자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웠다.

▲ 미디어오늘 5월8일 지면 기사 '선거방송 ‘심의 폭주’ 기억하겠습니다' 갈무리.

피식대학의 지역 혐오 발언과 하이브-어도어 논란 등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사안들 관련해 미디어오늘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해줘서 좋았다. 특히 JTBC ‘사건반장’의 문제를 짚은 <강형욱 다룬 JTBC ‘사건반장’ 적절했나요> 기자수첩은 핵심을 뚫었다. ‘사건반장’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라는 외피를 쓰고 네이트판에 나올 법한 내용이나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선정적인 방송을 많이 하고 있다. 기자수첩으로만 끝나지 않고 관련 문제에 대한 기사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

▲ 5월26일 '강형욱 다룬 JTBC ‘사건반장’ 적절했나요' 기자수첩 갈무리.

김세현 : ‘이상한 나라의 선방심의위’ 기획 중 언론학자 5인의 목소리를 들은 <‘입틀막 도구’ 공정성 심의 없애야 할까? 언론학자 5인에 물었다> 기사는 학술적 근거를 통해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아가고 생각을 정립하게 하는 기사여서 좋았다. 미디어오늘이 지역언론 기사뿐 아니라 특정 주제를 짚어내는 독립언론도 하나씩 조명해보는 작업을 해봤으면 좋겠다.

▲ 미디어오늘 5월29일자 지면 기사 '‘입틀막 도구’ 공정성 심의 없애야 할까? 언론학자 5인에 물었다' 갈무리.

신호철 : 최근 BBC에서 ‘버닝썬 사건’을 다뤘는데 조회수가 현재(5월30일 기준) 880만 명이다. 해외 언론사가 한국 사회에 대한 진지한 다큐멘터리를 내놓고 사람들이 반응하는 현상을 짚어봐도 좋을 것 같다. 과거 외신들은 (한국 관련) 삼성이나 북한 미사일 등을 다루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한국 사회 관련 다큐멘터리를 계속 만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봄빛나래 : TBS 관련 정부가 나서서 공영방송을 없애는 사례가 탄생하는 건데, 면면이 짚어보는 기사를 봤으면 좋겠다. 또, 미디어오늘에서 쉬어가는 페이지로 볼 수 있는 기사가 많지 않다. 영화, 드라마 비평이나 칼럼이 업데이트가 많이 안되고 있어 아쉽다. 일반 시민들이 흥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 기사를 미디어오늘에서 많이 보고싶다.

이해수 : 미디어오늘이 정치나 방송계 문제를 지적하는 것 외에 쉬어가는 기사를 다룰 때도 미디어오늘의 비평이 조금씩은 들어가야 한다. 최근 굉장히 짧거나 리서치 회사의 통계 자료를 정리한 기사 등 비평이 아닌 단신의 기사들이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기조의 기사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느꼈다. 

신호철 :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MBC ‘단독’ 이전에 셜록이 있었다> 기사를 보기 전엔 셜록이 보도했던 사안인 줄 몰랐다. 셜록 등과 같은 독립언론의 목소리를 취재해줘서 좋았다. 같은 차원의 이야기인데 미디어오늘에 지역언론 기사가 많다. 이렇게 지역언론 기사를 많은 쓰는 매체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칭찬하고싶다. <네이버 뉴스, 3월까지 총선 특수 없었다>, <네이버 이후의 시대> 등 네이버의 시대가 바뀌고있다는 시대의 변화를 알려준 점도 좋았다.

▲ 미디어오늘 5월29일 지면 기사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MBC ‘단독’ 이전에 셜록이 있었다' 갈무리.

이해수 : <尹정부 ‘의료개혁’ 광고에 두 달간 세금 61억 썼다> 기사는 미디어오늘에서 단독을 붙일 만한 좋은 기사였다. 주변에서도 해당 사안이 장기화될수록 ‘의사 밥그릇 싸움’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재원 투자와도 연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 기사를 더 확장시킨다면 정부 광고가 집중되는 매체, 증가하거나 줄었던 현황 등을 통해 언론사 기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뤄주면 미디어오늘의 기사로 적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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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5월15일 지면 기사 '尹정부 ‘의료개혁’ 광고에 두 달간 세금 61억 썼다' 갈무리.

<강남역 살인사건 범인 수능점수 꼭 알아야 합니까> 기사에선 헤드라인이나 내용에서 이 사건을 ‘교제 살인’이 아니라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명명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 사건을 ‘강남역 살인사건’이라는 다른 사건과 동일한 선상에서 볼 수 없는 이유는 여성들 중 만나거나 헤어지는 중 살해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살인미수 피해자는 더 많고 폭력 신고나 권고 현황은 7만 건이다.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니라 젠더 문제까지 결합한 문제임에도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이유로 법안 발의도 안되고 스토킹 처벌법으로도 적용이 안돼 즉각 분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성단체에선 제대로 명명되지 않고 통계로 잡히지 않아 예방할 수 있는 범죄도 놓치고 있다며 이 사안이 ‘교제 폭력’ 또는 ‘교제 살인’ 그 자체로 국가 통계로 잡혀야 신고율이 올라가고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교제 폭력의 문제를 언론이 적극적으로 다뤄야 문제 해결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연장선에서 언론이 어떻게 명명하느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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