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6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출석한 가수 지드래곤.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지드래곤 마약 의혹을 보도한 JTBC에 객관성 위반 등으로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마약을 한 것처럼 단정적으로 묘사한 측면은 있지만 당시 혐의가 있던 건 사실이라 법정제재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는 4일 JTBC ‘상암동 클라스’(2023년 10월26일), ‘사건 반장’(2023년 10월26일), ‘뉴스5후’(2023년 11월10일)에 모두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들은 지드래곤이 △몸을 꼬거나 한 바퀴 도는 모습 △모자를 벗었다 다시 쓰는 모습 △몸을 긁는 모습 △행사 인터뷰에서 말하는 모습 △머리를 뒤로 젖히거나 흔드는 모습 △어깨 스트레칭 하는 모습 등을 나열하며 비정상적인 움직임으로 마약 의혹을 사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에 민원인은 출처가 불분명한 온라인 영상들로 말투가 어눌하다, 행동이 이상하다고 마약 의혹 여론을 몰아갔고 지드래곤 측이 온몸 제모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는데 무죄 추정 원칙 없이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며 심의를 요청했다.

일부 위원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윤성옥 위원은 “문제가 됐던 이선균씨 보도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본다. 언론의 전반적인 문제인데 경찰의 수사 과정을 받아쓰기 하면서 한쪽으로 ‘몰아가기식’ 보도를 한다”며 “영상을 보여주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인데 표현이 단정적이다. ‘사건반장’의 경우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라는 멘트도 나온다”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은 “제모와 관련한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하며 박유천씨 등 마약 투혹이 인정된 사건들을 나열한다. 이건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인터넷에서 어떤 사실을 볼 때는 ‘루머’라고 생각해도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방송으로 다룰 땐 사람들이 ‘사실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정옥 위원도 일부 ‘주의’ 의견을 냈지만 다수 위원(류희림·문재완·황성욱)이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내면서 JTBC는 법정제재를 피했다. 문재완 위원은 “마약 혐의를 받고 있었던 건 사실로 언론사 입장에선 보도 정당성이 있었다”며 “문제는 ‘지드래곤이 마약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얼마나 줬느냐’인데 그 부분은 분명 잘못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사과하고 기사를 삭제하는 등 후속조치가 충분했다고 생각해 행정지도 의견”이라고 말했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JTBC 관계자는 “보도가 어떤 결과로 귀결될까 더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했는데 일반화를 빨리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제목이나 표현 등에서 확정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 돌아보고 있다”며 “당시 지드래곤 사건과 관련해 많은 언론이 동시다벌적으로 보도했는데 공식적으로 사과한 건 JTBC가 유일한 걸로 알고 있다. 최근 유명인을 다룰 때 이번 건을 리뷰하면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21일 지드래곤에 사과방송한 사건반장 갈무리.

민원이 제기된 지드래곤 관련 JTBC 리포트는 현재 유튜브 등에서 다시보기가 삭제된 상태다. 사건반장은 지난해 12월21일 방송에서 “(지드래곤 무혐의 관련) 사건반장도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며 “경찰 수사 초기 우리도 지드래곤씨 입장에선 수용하기 힘든 내용을 전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씨와 팬분들께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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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심의 당시 지드래곤 마약 의혹과 관련해 JTBC 안건만 올라오자 윤성옥 위원이 이유가 무엇인지 묻기도 했다. 경찰 수사 초기 지드래곤 관련해선 <‘전신 제모’하고 마약 검사 받은 지드래곤…경찰, 손톱 채취>(TV조선), <권지용, 손톱 잘라서 제출…머리카락 제외하고 온몸 제모>(채널A), <머리 빼고 온몸 제모한 지드래곤, 증거인멸?…손톱 채취해 정밀감정>(MBN) 등 다른 종편에서도 보도가 쏟아졌다.

방심위 관계자는 지난달  “JTBC 채널 외에도 3개 방송사 4개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이 접수된 상태”라며 “해당 사안 모두 시청자 민원 검토의견으로 위원회 보고됐다”며 “향후 추가적인 민원 접수 시 검토 및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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