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5일 검찰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5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은 이날 김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한 김용진 대표는 기자들을 향해 “이 자리에 지금 누가 서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 자리에 진짜 서야 될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물었으나 기자들 중 누구도 대답하지 않자 “김건희씨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용진 대표는 기자들을 향해 “주가조작, 명품백,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대통령 영부인이다. 이 사람은 여기 언제 오나. 억울하게 돌아가신 채 해병의 진상조사를 한사코 가로막은 자가 있다. 그분이 여기 서야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권력에는 눈감고 권력 비판 언론인은 탄압하는 검찰을 비판했다. 

김용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는 대한민국 검찰 중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뽑아 구성한 최정예 검찰조직이다. 거악, 권력의 부패 비리를 수사하라고 국민들이 세금을 내서 만든 조직에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권력 비판보도, 대선후보 검증보도 한 건을 가지고, 10명이 넘는 검사를 동원해 1년 가까이 수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세금 내는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유력 대선 후보의 문제를 검증하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은 상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검찰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건 명백히 보복 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비판 언론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유력 언론사가 이 수사행태를 조롱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벌어진 언론인 압수수색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 수사 대상은 외국 스파이가 아니라 윤 대통령과 정부에 비판적 기사를 낸 국내 언론사”라며 “1990년대 한국이 민주화된 이후 당국이 이런 조치를 취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선거 3일 전이던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는 ‘2021년 9월 신학림-김만배 대화 녹음파일’을 최초 공개하며 김만배측이 과거 윤석열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으로부터 신학림 전 전문위원이 억대 금품을 받고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뉴스타파에서 허위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6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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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대표는 “반부패수사부가 예전에 모시던 상관에 대한 충정으로 수사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우리 보도가 옛날 상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수사하고 있겠지만 오히려 이 수사가 자기들의 옛 상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다. 전국에 2000여 명의 검사들이 있다.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는 검사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의 일부 행태로 많은 검사들의 명예도 훼손하고 있다. 검사조직 전체가 매도되고 있다”며 현 수사행태를 비판했다.

이날 검찰에 모인 기자들을 향한 당부도 이어졌다. KBS 탐사보도팀장 출신인 김용진 대표는 “기자들, 저를 포함해서, 저널리즘 한국의 언론이 전부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다. 우리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우리가 실천해야 될 일이 있다면 권력자의 말만 받아쓰지 말자. 검찰, 검사, 티타임, 이런 데서 나오는 말만 받아쓰지 말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들의 말이 얼마나 근거가 있는지, 얼마나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지 얼마나 진실에 부합하는지 검증해 써야 하는 게 우리 저널리스트들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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