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을 발의한 가운데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김 여사를 소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대상으로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 가운데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김 여사를 소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사석에서 "김 여사를 반드시 소환해야 한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 3일 퇴근길에서도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며 소환 조사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와 나눈 '카톡 메모' 내용들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대화에서는 최 목사가 샤넬과 디올 등 명품 선물 사진을 보내며 만남을 제안했고, 김 여사측은 만남을 수락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지난 대선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김 여사 수사도 서면조사에 그친 만큼 재조사의 필요성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이번에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경우 명품가방 사건과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한 번에 조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원석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 김 여사 소환 시사

檢, 명품백 수수·도이치 주가조작 수사 급물살 예고

최근 김건희 여사 수사를 담당하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이 전면 교체되자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13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 전원, 이원석 총장의 참모인 대검찰청 부장 8명 중 6명 등 대검 검사급 검사(검사장급) 3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내 검사장급은 모두 48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검사장을 교체한 셈이다.

당시 인사에서 김 여사 소환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송 지검장과 김창진 1차장검사가 '좌천성 승진'을 하자 야당은 "김건희 여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의 수사는 고발인과 주요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김 여사 소환만 남겨둔 상태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 간 카카오톡 대화 내역 △최 목사와 대통령실 직원 간 통화 녹취 △몰래카메라 원본 영상 △김 여사 접견 당시 메모 등 증거를 확보했으며, 김 여사 본인의 해명 없이는 사건 종결이 어렵다고 보고 소환 조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명품백 수수 의혹의 경우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으나, 이와는 무관하게 사건의 핵심인 김 여사를 불러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도 김 여사 소환이 필요하다고 측근에게 말했다고 한다.

4일 조선일보는 이 총장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국민들은 검찰이 법리뿐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려 주기를 바랄 것"이라며 "중앙지검에서 노력은 하겠지만 절차를 엄하게 갖춰야 한다. 반드시 소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총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새로 불거질 것은 없는 사건이지만 중앙지검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거니까 (수사팀 뜻에) 따라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도, 디올 백 사건도 원칙에 따라 엄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이 총장은 지난 3일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수사팀이 재편돼 준비됐으니 수사팀에서 수사 상황과 조사의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해 바른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고, 그렇게 지도하겠다"며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며 소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할 경우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한번에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명품백 수수' 직전 카톡 공개.. 샤넬·디올 사진 보내자 만남 수락

[출처=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과거 김 여사 및 김 여사의 비서와 나눈 카톡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김 여사 측은 최 목사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벌인 몰카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목사는 지난 2022년 9월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며 손목시계형 카메라로 몰래 촬영했다. 명품 가방과 손목시계형 카메라는 서울의소리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장면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고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보수 시민단체는 지난 2월 명예훼손, 스토킹, 주거침입, 청탁금지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최 목사와 이를 보도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백은종 대표를 맞고발했다.

하지만, 최근 최 목사 측이 공개한 카톡 대화를 보면 김 여사가 샤넬과 디올 등 명품 선물 사진을 받은 이후 만남을 수락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겨레는 지난 3일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180만 원 상당의 명품 향수와 화장품을 선물하며 첫 접견이 이뤄진 2022년 6월, 최 목사와 김 여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목사는 2022년 6월 3일 김 여사에게 취임 축하 선물을 마련했다는 내용을 보낸 뒤 "부담 갖지 마시고요. 은밀하게 전달만 해드리고 싶다"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언제 사무실 한번 오시면 좋죠"라고 최 목사를 초청했다.

최 목사는 같은 달 17일 다시 "주중에 연락 주신다 하셔서 기다리는 중이옵니다"라며 샤넬 쇼핑백 사진을 김 여사에게 보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저는 청탁이나 그런 거 아니고 요란하게 떠벌이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월요일 두 시 정도 어떠세요 티타임"이라고 답했다. 최 목사는 연락한 다음 주 월요일인 2022년 6월 20일 김 여사와 접견하고 이날 18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 연합뉴스는 또 다른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목사는 2022년 9월 7일 김 여사에게 명품 브랜드 '디올' 선물 상자 사진을 보내며 "추석 인사 드리려고 한다. 마음에 드실지 모르지만 핸드백을 하나 장만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가 답이 없자 이틀 뒤 최 목사는 "이렇게 아무 말도 없고 반응도 없으시면 난처하네요"라며 "제가 경계 인물이 된 것 같아 서글퍼요"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사흘 뒤인 12일 대통령실 부속실 소속 유모 비서로부터 연락이 왔다. 유 비서는 "여사님께서 잠깐 뵐 수 있는 시간은 내보시겠다고 한다. 언제쯤 방문 예정이시냐"며 "화~수요일 오후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후 다음 날인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와 만났다는 게 최 목사 측 주장이다.

최 목사가 작성한 메모에 따르면 유 비서는 접견을 마치고 나서려는 최 목사에게 보자기에 싼 대통령 추석 선물 상자를 건넸다. '남자용 대통령 시계 선물을 가져오라'는 김 여사 지시에 따라 시계 선물도 전달했다고 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대선 겹치며 김 여사 서면 조사만 실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과거 수사가 부실했다는 말이 검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시절 2년 이상 탈탈 털어 수사했지만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를 되짚어 보면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사건은 애초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서 맡아 진행했지만 아무런 수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2020년 11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이후 2021년 8월 수사팀을 정비하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수사팀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범들을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하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김 여사 쪽에서 진술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수사팀은 향후 출석조사를 전제로 서면조사 질의서를 보냈다.

김 여사는 2021년 12월 검찰에 진술서를 제출했고, 이후 수사는 멈춰있는 상황이다.

해당 시기에 대선이 겹쳤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021년 8월 대선 후보 등록을 한 뒤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권 전 회장의 구속 전 이미 윤 대통령이 유력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셈이다.

또, 윤 대통령이 2022년 3월 대통령으로 선출되며 수사를 계속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해 2월 1심 법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유죄로 판단,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김 여사의 계좌 최소 3개가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인정했다. 김 여사가 '전주'인지 '공범'인지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이 사건 항소심 선고가 8월 이후로 예정돼 있어 검찰은 선고 이후 김 여사 수사 방향과 시기를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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