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비탈길 질주하는 1t 트럭 세운 청년 "생각할 시간 없었다"

사고 당시 장면. 연합뉴스

학원가 비탈길에서 제동장치가 풀린 1t 트럭이 굴러 내려가는 것을 보고 온 몸을 날려 이를 멈춰 세운 30대 청년이 경찰의 감사장을 받았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시민 이희성씨는 지난 4월 10일 오후 2시 50분쯤 경기 광주시 태전동의 한 내리막길에 세워져 있던 1t 트럭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굴러 내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이 트럭은 길가에 주차된 SUV 차량을 충돌하고도 멈추지 않은 채 계속 질주했다.

트럭 운전자가 차량을 멈춰 세우기 위해 차 옆을 붙잡고 뛰어 내려가고 있었지만 이미 상당한 속도가 붙은 트럭을 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던 이씨는 이 광경을 목격했다. 이어 곧장 트럭을 쫓아 내려가 운전석 문을 열고 올라탄 뒤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멈췄다.

이씨는 "잠깐 쉬는 시간이 나서 1층에 커피를 마시려고 내려와 있었는데, 어르신 한 분이 트럭 뒤에서 끌려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 주변은 학원 차량과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가여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트럭 운전자는 내리막길에 주차한 뒤 사이드 브레이크를 제대로 채우지 않고 내리는 바람에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희성씨가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있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이씨는 슬리퍼를 신은 상태에서 급하게 달려가 차에 올라타느라 왼쪽 발목이 골절됐다. 하지만 이씨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만약 안 막았다면 차주 분은 어떻게 됐을 것이며 또 아이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를 당하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위험한 상황을 지나치지 않고 큰 사고를 예방한 공로로 이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