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43·지구환경과학·사진) 고려대 교수는 12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안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해 “한반도 서남권에도 작은 단층이 밀집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미국지진학회(SSA) 지진연구레터(SRL)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한반도 동남권뿐 아니라 서남권에도 단층이 다수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호남 지역은 그간 큰 규모의 지진이 없어 관련 연구가 많지 않았다. 김 교수를 포함한 고려대·전남대 연구팀(1저자 한종원 고려대 연구원)의 지난 3월 미소지진(규모 2.0 이하) 분석 결과는 이번 지진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연구팀이 2012~2021년 남한에서 발생한 미소지진을 AI(인공지능)로  분석한 결과, 발생 위치가 선형으로 연결되는 특징이 나타났다”며 “이는 수억 년 전 형성된 지질경계와 유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질경계는 떨어져 있던 땅덩이가 만나 봉합된 부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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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도 한반도 서남권의 지질경계 셋(홍성-임진강대, 경기육괴, 옥천대)이 만나는 곳 인근에서 발생했다. 김 교수는 “전북 지역에서 선형으로 나타난 미소지진 발생지가 이번 지진 발생지 근방”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지질경계가 단단하게 붙어 있어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미소지진 연구 결과는 지질경계가 단층 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우게 했다”고 말했다. 서로 떨어져 있던 땅덩이가 붙어 있다 보니 외부 압력에 경계를 따라 작은 단층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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