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기 평택시 신장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불길이 현관문까지 치솟으면서 탈출하지 못한 거주자가 고립됐지만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구조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출입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대피하지 못한 시민을 119대원들이 불길을 뚫고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8시5분쯤 평택시 신장동의 한 주택 마당에서 불이 났다. 불은 주택 현관문 앞에 쌓아놓은 쓰레기더미에서 발생했다. 누군가가 던진 담배꽁초가 쓰레기더미에 떨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됐다. 불길은 순식간에 치솟았다.

당시 이 집 안에는 A씨(44)가 혼자 있었다. A씨는 밖에서 ‘펑펑’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리자 현관문을 열었다가 불길을 발견했다. 하지만 불꽃은 이미 현관문 앞을 차지했고,  집 안으로 검은 연기가 들이닥치는 등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놀란 A씨는 119에 급하게 전화했다.

전화를 받은 경기소방재난본부 119종합 상황실 이진희 소방장은 상황은 화재 출동을 요청한 뒤 A씨에게 “창문으로 탈출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A씨는“탈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A씨의 집은 좁은 통로 같은 구조로, 주변 쌓아 놓은 쓰레기들이 많아 화염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 소방장은 A씨에게 화장실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화장실 내부에서 젖은 수건으로 문틈을 막고 물을 뿌리면서 대기하라”고 요청했다. A씨는 이 소방장의 말대로 화장실로 대피했다.

A씨의 집이 있는 곳은 단독주택들이 밀집된 동네다. 소방당국은 만약을 대비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인근 3~7개 소방서와 장비 31~50대의 소방력이 동원된다.
화재 소식은 송탄소방서 진위119안전센터에도 전달했다. 이화선 소방위(2팀장)는 A씨가 화장실로 대피하긴 했지만 신속하게 구조하지 않으면 불길과 매연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에 출동과 동시에 대원들을 내부진입조와화재진압조로 나누는 등 인명 구조 작전을 짰다.

지난 5일 경기 평택시 신장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불길이 현관문까지 치솟으면서 탈출하지 못한 거주자가 고립됐지만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구조됐다. 이화선 소방위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현장 상황은 심각했다. 집 안으로 번진 불길은 곳곳을 태우고 창문까지 뚫고 나왔다. 치솟은 불길로 A씨가 있는 화장실의 위치도 알 수 없었다.
그때 ‘탕탕탕’하는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한 것 같으니 문을 두드려 구조를 요청하라”는 이 소방장의 지시에 따라 A씨가 문을 두드린 것이다.

화장실 위치를 파악한 소방대원들은 불길을 뚫고 안으로 진입해 화장실 문을 열고 A를 구조했다. A씨가 “숨을 쉬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보조 공기호흡기 마스크를 채우고 대피시켜 구급대원들에게 인계했다. 출동부터 A씨를 구조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6분이었다. A씨는 연기를 흡입하긴 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고 한다.
내부진입조가A씨를 구조할 동안 화재진압조는 집에 번진 불길을 잡았다. 출동한 지10분 만에큰불을 잡는 등 최종 화재 진압까지 20분 걸렸다. 이웃으로 불이 번지지도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면 신고자 대부분이 깜짝 놀라서 대피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다가 질식하는 등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화장실로 대피하라’는 이 소방장의 침착한 대처와 진위119 안전센터의 신속한 구조때문에 A씨가 무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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