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자락에 위치한 회현제2시민아파트의 모습. 한은화 기자

서울에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인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철거된다. 중구 회현동 남산자락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배경이다. 서울시는 회현제2시민아파트를 철거한 뒤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1970년 완공해, 올해로 54년 됐다. 총 352가구, 10층 규모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 곳은 오래전부터 재건축 논란이 일었다. 2004년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철거가 추진됐지만, 주민 반대와 보상문제로 표류했다. 아파트 소유자들이 땅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다. 회현아파트는 국내 1세대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땅은 시가 소유하고 건물 소유권만 주민들이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보상을 둘러싸고 양측 견해차가 컸다.

신재민 기자

2016년 박원순 전 시장 때 도시재생이 추진되면서 회현아파트도 보존하기로 했다. 청년예술인을 위한 임대주택인 ‘아트빌리지’로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었다.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라는 측면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였다.

시민아파트는 김현옥 전 시장 때인 1969년~71년에 국ㆍ공유지에 우후죽순 들어섰다. 주로 판자촌이 있던 곳을 밀고 지었다. 하지만 1970년 마포구 창전동 와우시민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97년부터 정리계획을 수립해 433개동(1만7050가구)를 매입ㆍ철거했다.

회현제2시민아파트의 모습. 한은화 기자

남산 라운지와 대형버스 주차장으로 조성
서울시는 회현제2시민아파트를 철거하고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상 4층에는 남산자락으로 이어지는 전망공원과 테라스를 만들고, 3층에는 북카페·키즈카페·휴게 라운지 등을 갖춘 다목적 문화공간 ‘남산 라운지’가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2층은 남산공원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해 대형버스 주차공간으로 쓴다. 지하는 일반 승용차용 주차장이다. 버스주차장에는 기사를 위한 휴게공간도 함께 조성한다.

복합문화공간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13일부터 2주일간 회현제2시민아파트 도시계획 시설 결정을 위한 ‘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 공람공고를 진행한다. 올 상반기에 지구단위계획 결정절차를 시작하고 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한다. 서울시는 2026년 상반기에 토지 등 수용 절차를 마무리하면 그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352가구 중 325가구는 보상·이주가 완료된 상태다. 서울시는 “협의·보상에 응하지 않은 아파트 입주자는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실시되기 전까지 SH공사와 협의·보상계약을 통해 이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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