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쉬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인구구조 불균형이 심화된 서울에서 시민 정책과 공공사업에 대한 인구영향평가를 추진한다. 합계출산율이 0.55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인 데다 2년 내 65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를 진입을 앞두고 대책 강도를 높인 것이다.

서울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집중적으로 추진할 핵심과제들을 뽑았다. 인구감소 등을 상수에 두고 재정·복지·주택·일자리 정책 등을 확정하려는 취지다.

서울시 등록인구는 2016년 1000만명이 붕괴된 후 2021년부터 자연 감소 중이다. 특히 주택 문제 등으로 30·40대 ‘탈서울’은 2000년 4만6000명 수준에서 2021년 10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앞으로 정책·사업 계획별 인구영향평가를 추진해 인구변화를 고려했는지 점검한다. 또 인구정책 일몰제 도입해 정책유효성 검증위원회가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효과·효율성을 평가하고 사업 폐지나 범위·내용을 조정할 예정이다.

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도 인구변화 추이를 반영한 경제성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투자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전망 인구보다 문화시설이 과대할 경우 문화·복지 등 복합기능으로 변경하는 식이다.

간병인 등 돌봄 분야 외국인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내년부터 서울시가 준전문인력 취업학교를 운영하고 정부에 고용허가제(E-9) 대상 확대도 건의한다. 이민·다문화 정책을 전담할 서울시 국장급 조직(글로벌도시정책관)을 신설하고 정년제도 개선·노동시장 유연화 연구도 시작한다.

도시 공간도 기능 집약에 방점을 둬 재편한다. 학령인구는 줄고 고령인구는 늘어나 수요·공급의 균형이 깨진 공간들을 재구조화하는 것이다.

현재 8곳에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지역 폐교 부지는 돌봄·일자리 등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국가적 제도 개선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논의할 계획이다.

건강수명(70.5세) 대비 높은 기대수명(85.2세)으로 고령층의 요양·투병 기간이 장기화된 데 따라 지역별 노인요양시설을 확충한다. 교통안전표시·미끄럼 방지 등이 설치된 노인보호구역도 현재 185곳에서 2028년까지 250곳으로 늘린다.

1970~2022년 전국 출생아 수 추이. 서울시 제공

2013년 8만4066명이었던 서울 출생아 수가 2023년 3만9400명까지 급감한 가운데 70만명 이상 태어난 1991~1995년생들이 30대 초중반이 되는 향후 5~6년간 출산·양육 정책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구정책 기본계획은 새로운 관점에서 인구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기업 문화 등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효과 높은 정책에 집중 투자하고,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정책 과제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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