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 트윈아이'의 예상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4급 도시계획 전문가를 외부에서 채용하기로 했다. 이 전문가를 통해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용지를 포함한 상암동 일대 개발 마스터플랜을 짤 계획이다. 자치단체가 특정 지역 개발 계획 담당 부서장을 외부 전문가로 뽑는 것은 이례적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 조직개편에서 상암 대(大)개조를 전담하는 도시활력담당관을 신설하고, 담당 과장을 개방형 직위로 지난달 23일 공개모집에 나섰다. “기존 공무원 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외부 인재를 뽑으라”는 오세훈 시장 지시에 따라서다. 도시활력담당관은 도시계획ㆍ도시개발ㆍ건축기획 분야 전문가로 선발한다. 임기는 2년으로,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달 내로 채용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 아부다비의 대표적인 관광지 ‘야스섬’을 방문해 상암 재창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상암동 일대를 녹지 속 즐길 거리가 가득한 복합 문화ㆍ여가 공간(펀시티)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 개발, 자원회수시설, 대관람차인 트윈아이 건설 등 개발 프로젝트가 담겼다. 오 시장은 “하늘ㆍ노을 공원 상부만 50만㎡에 달하는 등 상암 일대 단절된 공간을 잘 연결하면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 수 있다”며 “하반기에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상암 문화비축기지의 전경.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곳에 미디어 기반의 체험형 여가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사진 서울시

6번 매각 무산된 DMC 랜드마크 용지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용지 개발은 20년 묵은 숙제다. 서울시는 2004년부터 이 땅을 개발해 2030년까지 100층 이상의 빌딩을 만들어 서부권 랜드마크로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나서는 사업자가 없어 무산됐다. 지난달 28일에도 서울시가 DMC 용지 매각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결과, 응찰자가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6월 다섯 번째 유찰에 이어 1년 만이다. 용지는 상암동 1645ㆍ1646필지로 총 3만7262㎡ 규모다. 공급 예정 가격은 8365억 원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랜드마크 부지 모습. 현재 잡초만 무성하다. 중앙포토

이 용지는 중심 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 1000%에 이른다. 최고 높이 656m로 133층까지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100층 이상 지을 필요 없다고 한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거쳐 공동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주거 용도 비율을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늘리고, 숙박시설은 20% 이상에서 12% 이상으로, 특수목적법인 설립 자본금도 사업비 10% 이상에서 200억원 이상으로 낮췄다.

매각 대신 IFC몰처럼 99년 임대도 거론 

서울시 관계자는 “법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조율했고, 지난 1월 용지 매각 관련 설명회에서 100여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결국 유찰됐다”며 “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업계 동향 파악 후 방향을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매각에 실패함에 따라 이 땅을 99년 임대 방식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20년 전에 지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도 99년 임대 방식으로 개발했다. 서울시 소유 용지를 미국 금융기업인 AIG가 99년간 임차해 건물을 지었고, 임차 기간이 끝나면 서울시에 건물을 기부채납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상암 DMC 부지는 외곽 지역이라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라며 “과도한 개발 강도에 맞추기보다, 입지 특성에 맞춰 수익성이나 개발 강도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