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진=미디어오늘.

한국방송관광진흥공사(이하 코바코)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저 등급인 E등급(아주 미흡)을 받았다. 지상파 광고영업 실적 부진으로 인한 매출 하락 때문이다. 지상파 광고시장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코바코가 낮은 등급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9일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의 주요사업 성과와 재무성과 등을 종합해 산출하며, 등급은 가장 높은 S부터 최저인 E까지 6개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서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코바코와 한국고용정보원이다.

공기업 평가단장인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브리핑에서 “코바코는 매출액이 18.2% 하락하고 영업손실이 2022년 183억 원에서 234억 원으로 늘어났다”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07억 원에서 166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자본생산성(투입된 자본에 대한 투자효율)이 낮아지면서 재무성과가 매우 저조하게 평가받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 전환으로 급변하는 광고시장에서 전략과제를 수립해 빨리 대응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며 “지상파 광고영업 실적의 경우 목표치의 70%도 미달하는 등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중장기 사업인 ‘K-공익광고 역량 강화’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D등급(미흡), 한국인터넷진흥원은 B등급(양호)을 받았다. S등급(탁월)을 받은 공공기관은 없다.

지상파 광고는 코로나19 특수로 광고비가 대폭 오른 2021년(1조3596억 원, 22.9% 상승)과 2022년(1조3762억 원, 1.2% 상승)을 제외하고 하락 추세다. 코바코가 발표한 <2023 방송통신광고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지상파 광고 전망치는 1조676억 원으로 2017년(1조5516억 원) 대비 31.1% 줄었다.

지상파 광고영업 대행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코바코의 경영실적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며, 코바코의 경영평가 등급이 높게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코바코는 2021년 B등급을 받았으나, 2022년 D등급을 받았다.

관련기사

  • 전직 국회의원에 12·12 가담자까지… 낙하산 끊이지 않는 코바코
  • ‘KBS 최순실 보도 묵살’ 논란 당사자 코바코 이사로
  • 이백만 코바코 사장 급작스런 사임…방통위 압박 통했나
  • 올해도 미디어 광고시장 ‘불황’ 전망...모바일 광고는 ‘예외’

이와 관련 코바코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지상파 광고시장이 안 좋아지고 있어서 광고영업 대행을 주 업무로 하는 입장에선 실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영평가 지표 중 재무 관련 지표의 가중치가 가장 높으므로 중소기업 광고 마케팅 지원, 공익광고 활용 등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만회하기 힘들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승광 전국언론노동조합 코바코지부장은 “(코바코 경영악화는) 코바코 잘못이 아니라 미디어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지상파 광고영업 대행이 주요 사업인데, 수익이 나올 수 없는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진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양 지부장은 “경영평가 제도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관은 수익을 목표로 하는 곳이 아닌데, 공공기관의 목표와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