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에는 팝아트 스타일로 그리는 초상화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사진에서 얼굴과 몸의 외형을 따와서 그리는 팝아트 초상화는 초보자도 쉽게 그릴 수 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내 얼굴 그리기

신문·잡지·영화·텔레비전 등과 같이 많은 사람에게 대량으로 정보·사상을 전달하는 매스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스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상품, 만화 캐릭터 등 상업적 이미지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미술 사조가 있다. 바로 1950년대 초 영국에서 태동해서 1960년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확산한 팝아트(Pop Art)다. 팝아트가 시작된 영국에선 물질적인 면에 치중된 대중문화의 천박성과 여기에 빠진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해 대중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미지를 작품에 차용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팝아트 작가 리처드 해밀턴의 대표작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1956)를 보면 잡지·광고 이미지를 콜라주해 광고가 넘쳐나는 대량소비시대를 풍자했다.

미국의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의 대표작인 ‘캠벨 수프 캔’ 시리즈. 일상적인 물건은 예술품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깬 작품이다. 중앙포토

미국으로 건너간 팝아트는 대중이 사랑하는 스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수프 캔, 다국적 기업이 생산하는 음료, 만화책의 한 페이지를 펼쳐놓은 것 같은 그림체 등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작품의 소재로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즉, 고급문화로 여겨지던 기존의 회화·조각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요소를 도입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기존 예술이 가진 권위에 반기를 든 것이다.

대표적인 작가는 만화의 한 장면처럼 작품을 그리던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할리우드 스타와 대량 생산 제품 등 대중적 이미지를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되풀이해 기존 회화 문법을 비틀었던 앤디 워홀(Andy Warhol) 등이다. 이들의 작품은 표현이 간결하고, 선명한 색깔을 사용한 경우도 많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처럼 일상적인 소재에서 영감을 얻고, 엄숙함보다는 친근한 예술을 지향하는 팝아트의 매력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이서준·최은서 학생기자가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공방 그림달림을 찾아 자신의 사진을 활용해 팝아트 초상화를 그려보기로 했다. 이희경 대표가 "주로 대중문화에서 유명한 인물을 표현했던 팝아트 초상화는 간결한 표현과 선명한 색채가 특징"이라며 "캐릭터화하기도 편하고 누구든 그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팝아트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자신의 사진을 인쇄한 A4 용지, 해당 사진의 크기에 맞는 캔버스, 먹지, 아크릴 물감, 팔레트, 연필, 2호·6호·10호 사이즈 채색용 붓, 바니쉬와 바니쉬용 붓이다.

팝아트 초상화는 사진 위에 먹지를 대고 형태를 복제한 뒤 채색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그릴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사진 크기에 맞는 캔버스를 고른다. 우거진 수풀을 배경으로 찍은 독사진에서 자신의 상반신 부분만 잘라서 그리기로 한 서준 학생기자는 정사각형에 해당하는 20X20cm 캔버스를, 세로가 가로보다 긴 증명사진을 인쇄해 가져온 은서 학생기자는 18X26cm 캔버스를 택했다.

이제 캔버스 위에 먹지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뒤, 먹지 위에 사진을 인쇄한 A4 용지를 붙인다. 그리고 사진 속 자기 얼굴 형태를 연필로 따라 그리면 먹지를 통해 캔버스에도 내 모습이 그려진다. 선을 잘 못 그으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먹지로 캔버스에 형태를 그린 뒤에는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하는데, 아크릴 물감은 금방 마르기 때문에 수정이 쉬운 편이다. 본래 사람의 얼굴은 가장 그리기 어려운 소재 중 하나지만, 이렇게 먹지를 통해 따라 그리면 쉽게 그릴 수 있다.

먹지를 통해 사진 속 내 모습을 캔버스에 대략 옮기는 작업이 끝나면 이제 2호 붓과 검은색 물감을 사용해 형태를 그려준다. 흑백 만화책을 보면 얇은 검은색 선으로 인물과 배경의 형태를 표현한 것과 비슷하다.

얼굴과 몸의 윤곽선을 그린 뒤 면적이 넓은 곳부터 채색한다.

윤곽선 그리기 작업이 끝나면 피부·옷·배경 등 면적이 넓은 곳부터 단색으로 칠한다. 피부·옷 등은 6호 붓으로, 배경은 10호 붓으로 채색한다. 이 단계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색을 잘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피부를 연한 살구색으로 칠하고 싶다면 연주황색 물감에 흰색 물감을 섞어 색을 뽑아내야 한다. 하지만 사진과 똑같은 색깔을 캔버스에 구현하는 데 집착할 필요는 없다. 앤디 워홀은 ‘금빛 메릴린 먼로'(1962)에서 메릴린 먼로의 피부색을 연보라색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색채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개성을 작품에 반영할 수 있다. 물감을 한꺼번에 많이 섞지 말고, 조금씩 섞으면서 원하는 색을 찾으면 된다.

물감을 묻힌 붓이 지나간 자리임에도 캔버스의 흰색이 여전히 보이는 구간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붓에 물감을 넉넉하게 묻히지 않았거나, 붓질이 너무 빠르게 캔버스의 표면을 스쳐 지나갔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물감이 마르길 기다린 뒤 다시 채색하면 된다.

아크릴 물감이 다 마르면 마지막으로 캔버스에 바니시를 칠한 뒤 응달에서 1시간 정도 건조한다.

넓은 면적의 채색이 끝나면 눈동자·입술·치아 등 면적이 좁은 부분을 2호 붓으로 채색한다. 얼굴에 생기를 더하고 싶으면 볼 터치용 화장품인 블러셔로 홍조를 표현해도 된다. 이렇듯 붓과 물감만으로 초상화를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면 더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채색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2호 붓에 검은색 물감을 묻혀 얼굴과 몸의 윤곽을 다시 그려준다. 그러면 물감에 덮여 있던 윤곽선이 다시 살아나면서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그림체가 더욱 강조된다. 웃을 때 눈가 주름, 보조개나 코를 중심으로 미간에 생기는 음영 등은 피부에 채색한 물감보다 한 단계 어두운 색깔로 칠한다. 반면 머리카락의 윤기는 머리카락 색보다 한 단계 밝은 색깔로 표현한다.

팝아트 작가들이 사용했던 기법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린 최은서(왼쪽)·이서준 학생기자.

아크릴 물감이 다 마르면 캔버스에 바니시를 칠한 뒤 응달에서 1시간 정도 건조한다. 바니시는 광택이 있는 투명한 도료다. 캔버스에 발라두면 표면을 코팅해 오염이나 변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완성한 팝아트 초상화는 일상적인 소재를 복제해 임의적 색채를 더한다는 점에서 앤디 워홀이 시도한 실크스크린 기법과 비슷한 면이 있다. 또 단순한 형태와 만화책에 등장할 법한 그림체라는 점에서 ‘Whaam!'(1963), ‘절망(Hopeless)'(1963) 등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연상되기도 한다.

만화적인 작품을 많이 남긴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Kiss V'.

사진에서 형태를 따와 간결한 표현과 선명한 색감으로 그림에 창의력을 불어넣기에 초보자도 그리기 쉽고, 선물용·인테리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붓과 물감 외에도 리처드 해밀턴처럼 종이·인쇄물·사진 등을 오려 붙이는 콜라주, 앤디 워홀처럼 테에 붙인 실크(비단) 같은 섬유 소재의 가는 구멍을 통해 스퀴지로 잉크·물감을 통과시켜 찍어내는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기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팝아트 작가들처럼 자신만의 방법으로 팝아트 작품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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