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민희 과방위원장. 사진=박재령 기자
▲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제출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방위 간사). 사진=박재령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영방송(KBS·MBC·EBS)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하는 사이 방통위 앞에선 언론시민단체들이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대편에선 앞서 제출된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각 회견에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90여 개 노동·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인 체제 불법 방통위는 공영방송 장악을 중단하라”고 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거듭 불법성이 지적됐던 2인 체제 방통위가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을 갈아치우려고 하고 있다”며 “볼 것도 없이 불법이다. 볼 것도 없이 언론자유 파괴행위”라고 말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여기서 방통위가 멈추지 않고 윤석열 정권이 무도한 언론장악 행태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총선에서 들었던 회초리 대신 몽둥이를 들게 될 것”이라며 “시대가 어느 때인데 ‘좌파 장악’이라는 헛소리를 하나. 이런 식으로 공론장 난장판 만들지 말고 방통위 2인 체제 불법 의결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기자회견. 사진=박재령 기자
▲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기자회견. 사진=박재령 기자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윤석열 정권은 국민, 법원, 국회가 안중에 없다. 오로지 KBS, YTN에 이어 MBC마저 장악하겠다는 그릇된 욕망만 남아있다”며 “국회가 지금 방통위 설치법 개정을 논의하고 방송3법 재입법을 논의하고 있는데 전혀 듣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국회에서 뻔뻔하게 대놓고 위증하지 않나. 며칠 전만 해도 공영방송 이사진 어떻게 진행할지 구체적 계획 없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박유준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2인 체제의 비밀작전과도 같은 날치기 의결이 강행된다면 MBC뿐 아니라 EBS까지 완전히 정권 입맛에 맞는 부적격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그로 인해 EBS는 더 이상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고 결국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커다란 입시학원 내지 교육부 하청 제작사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사거리 건너편에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보수 성향 MBC 제3노조 등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 27일 야5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이 제출한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이 MBC의 좌편향 체제를 연장시키려는 계획이라며 입법 독주를 멈추라고 주장했다. 

▲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보수성향 MBC 제3노조 등 시민단체 기자회견. 사진=박재령 기자
▲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보수성향 MBC 제3노조 등 시민단체 기자회견. 사진=박재령 기자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온갖 입법 폭주, 입법 독재 무법 천지로 만든 사람들(민주당)이 이제 방통위까지 와서 방통위원들의 정상적 업무를 방해하고 겁박하려고 이 장소에 와 있기 때문에 저희가 정부의 정상적 기능을 지키고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시민단체 사람들은 ‘MBC가 좌파 놀이터?’, ‘민노총 영구방송 장악법 결사반대’ 등의 피켓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날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하려는 방통위를 항의방문 차 찾아 김홍일 방통위원장을 면담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통위에서 나온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인의 위법적 구조에서 의결하면 김홍일 위원장은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 여러 차례 경고했기 때문에 그 절차대로 갈 것”이라며 “이 결정 무효하다는 소송부터 해서 살라미로 쪼개 법적 고발, 법적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공방이 벌어지는 사이 방통위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EBS 이사 선임 계획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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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출과 관련해 개정 법률안이 발의돼 논의되고 있지만, 현행법에 따라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게 법 집행 기관인 방통위의 책무”라며 “8월12일 방문진이 종료되는데, 선임 절차가 4~5주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임명 절차를 미룰 수 없다. 부득이 선임 계획안을 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 27일 오후 5시경 야5당이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제출하자 27일 오후 9시경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하겠다고 급작스럽게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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