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와 가사 경계 흐려져 휴식 시간 부족

비재택보다 수면장애 있을 확률 4.26배

코로나 유행 기간엔 안전하다 느껴 ‘완화’

재택근무를 하면 업무와 가사 간의 경계가 흐려져 수면장애가 발생하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재택근무를 하면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터와 가정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나타나는 ‘일·가정 갈등’과 연관된 현상으로 분석됐다.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정인철·정재혁 교수 연구팀은 국내 산업안전보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노동환경을 조사하는 근로환경조사 5·6차 각 5만여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간 연관성을 분석해 발표했다고 12일 공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직업건강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재택근무 노동자는 비재택근무 노동자보다 수면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4.26배(2017년 5차 조사), 코로나19 유행기간 중에는 1.52배(2020~2021년 6차 조사) 더 높았다. 특히 재택근무로 수면장애가 나타날 확률은 일·가정 갈등이 있을 때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6배 더 높았다. 업무와 가정생활 각각에 충분히 시간을 쏟을 수 있어 일·가정 갈등이 없는 경우엔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재택근무를 하면 수면장애 등으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주는 요인에 노출되는 원인을 두고 연구진은 재택근무시 일과 가정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점을 제시했다. 업무와 집안 살림, 육아 등이 뒤섞이면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보다 일의 능률은 떨어지면서 휴식시간은 부족해져 피로를 더 느낀다는 것이다. 또 인간관계가 한정되면서 생기는 사회적 고립감으로 수면장애 외에도 우울, 스트레스 등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분석됐다.

다만 코로나19 기간 중에는 일·가정 갈등이 있더라도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는 재택근무가 감염병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기존의 고립감과 일·가정 갈등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정재혁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간 연관성과 함께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일·가정 갈등 해소, 코로나19 위험 등의 사회적 변화 등과 같은 요인들도 확인했다”며 “향후 보다 건강하고 효과적인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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