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인 경기 과천시 한 오피스텔 건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2개월간 투입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비용이 전임 문재인 정부 5년간의 비용을 초과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각각 3개월, 6개월만에 조기 사퇴하고 이진숙 후보자가 세 번째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비용이 올라갔다. 야당은 “부적격자들의 연쇄 꼼수 사퇴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윤석열 정부 들어 방통위가 인사청문회 준비에 투입한 비용은 지난 11일 기준 1억3911만원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7월 말 지명된 이 전 위원장 청문회 준비에 총 6097만원을 썼고, 다섯달 뒤 지명된 김 전 위원장 청문회 준비에 5016만원을 투입했다.

지난 4일 지명된 이 후보자 청문회 준비에는 관리비와 인쇄비를 제외하고 11일 현재 2798만원을 썼다. 지명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임을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는 이·김 전 위원장과 비슷하게 5000~6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5년 간 쓴 예산(1억806만원)을 초과한 수치다. 문재인 정부 당시 방통위는 이효성 전 위원장 청문회 준비에 총 4938만원을 사용했다. 이후 한상혁 전 위원장 첫 지명 때 4803만원, 연임 때 1065만원을 썼다.

윤석열 정부의 방통위원장 청문회 준비비용이 높아진 건 방통위원장이 몇 개월 단위로 교체 지명된 영향이 크다. 이동관 전 위원장은 임명 후 98일, 김홍일 전 위원장은 186일만 일하고 물러났다. 두 사람 모두 야당 주도로 국회 탄핵소추안이 추진되자 자진 사퇴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즉시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위원장 공석 사태를 막고자 ‘꼼수 사퇴’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야권 반대 기류가 강한 논란의 인물을 방통위 수장에 발탁해 ‘탄핵 추진→자진 사퇴→후임자 지명’이 반복되고, 불필요한 인사청문회 비용 지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언론관 논란에 휩싸인 이 후보자 역시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의 임명 강행시 탄핵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의원은 “윤 대통령이 방통위원장이라는 고위 공직을 일회용품처럼 취급한 결과 국민 세금까지 허무하게 낭비되고 있다”며 “이 정권이 방송장악에 혈안이 됐기 때문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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