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비역 단체 회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한 채상병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추모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해 해병대 채모 상병과 함께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렸던 생존 병사가 “이제부터는 제 작은 용기로 전했던 이야기에 응답해야 할 사람들의 차례”라며 조속한 수사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생존 병사 A씨는 19일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맞아 군인권센터를 통해 추모 입장문을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19일 채 상병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돼 급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병사로, 현재는 군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한 상태다.

A씨는 입장문에서 “1년이 지났지만 매번 같은 말을 하는 것 외에 제가 더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남아있지 않다. 바뀐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상황은 오히려 더 뒷걸음질쳤다”고 했다. 그는 “물속에 빠진 저를 구해주셨던 수색조장까지 검찰로 넘긴 경북경찰청은 끝끝내 임성근 전 사단장을 무혐의 처리했다. 꼼꼼하게도 지켜줬다”며 “예상했던 결과지만 허탈하고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특검법을 통과시켜달라는 호소문도 써봤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바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했다.

A씨는 “몇 달 전, (채 상병) 어머니를 뵙고 왔다. 아픈 마음 내색 안 하시고 제 건강을 계속 챙겨주시던 어머니 모습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고 했다. 이어 “모두가 1년을 7월19일에 갇혀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들은 힘들다고 가지 않으려는 해병대를 자원해서 간 저희와, 그런 저희를 노심초사 걱정해주시던 부모님들이 왜 이런 벌 아닌 벌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임 전 사단장 고소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무엇 때문에 수사가 이렇게 엉망이 됐는지 박정훈 대령님(해병대 수사단장)의 재판을 지켜보고, 특검이 생겨서 수사 결과 진실이 밝혀지고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가려지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내년 (채 상병) 기일에는 아무 눈치 보지 않고 그를 추모하고, 제 솔직한 마음과 감정들을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임성근 전 사단장을 고소했다. 지난 4월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북경찰청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임 전 사단장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해병대 수사외압, 결정적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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