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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2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해 인명 사고를 키운 혐의를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선고 전 마지막 재판에서 “핼러윈데이 행사와 관련해 대책을 소홀하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 심리로 22일 열린 용산서 관계자들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재판에서 이 전 서장 측은 “업무상 과실치사에 대해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서장 측은 용산서의 지난 몇 년간 핼러윈 행사 관련 대책이 없었음을 들어 참사가 일어난 2022년에도 용산서가 대책을 수립할 의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전 서장 변호인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용산서에서는 경비과가 경비 대책을 자체적으로 수립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이 2022년 안전사고를 예측했지만 대비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주장은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광호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많은 인파가 밀집한 마포서나 강남서와 비교하면 용산서가 당시 치안대책을 가장 잘 수립했다고 평가했다”고도 말했다.

이 전 서장 측의 책임 회피는 마지막 공판까지 이어졌다. 이 전 서장 측 변호인은 “서울청 경비과는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받았지만 별도 경력을 배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사고가 예견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밀림 행위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자 방청석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고함이 나왔다.

이 전 서장은 앞선 재판에서 이태원 참사 발생의 책임을 시민 또는 상급기관인 서울청에 돌려왔다. 이 전 서장 측은 지난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시민들이 서 있는 영상을 보며 “넘어지게 된 계기와 관련해 다른 쪽 CCTV를 확인할 수 있냐”고 질문했다. 서울청과 관련해서는 “112신고는 용산서가 아니라 서울청에서 응대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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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공판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유가족들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법원 앞에서 이 전 서장 등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비롯해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다른 피의자들이 이태원 참사 발생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무죄라고 얘기한다”며 “지금이라도 피의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과 유가족 앞에 사과한다면 심판도 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서장 등 용산서 관계자 5명에 대해 구형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5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징역 7년 구형···검찰 “이태원 참사에 가장 큰 책임”

검찰이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기관장이 받은 첫 번째 구형이다. 박 구청장은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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