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과서와 ‘우공비’ ‘쎈’ 등 참고서를 출판하는 좋은책신사고 측이 노동조합 출범 2년 째에 이르도록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좋은책신사고지부는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범준 좋은책신사고 대표에 대한 검찰 기소를 촉구했다.
좋은책신사고지부에 따르면 지부는 사측의 교섭 거부 행위에 대해 총 7번의 법적 판단을 받았다. 사측이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데 대한 구제신청이 노동위원회 초심·재심, 서울행정법원에서 인정됐지만 사측 불복에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사측의 교섭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는 구제신청도 노동위에서 받아들여졌지만 법원으로 넘어갔다. 노조가 두 사건에 대해 가집행을 요구하는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 역시 법원의 두 차례 인용에 회사가 불복해 서울고법에 계류된 상태다.지난해 말 지부가 홍 대표를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에 신고하면서 홍 대표는 지난 1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정철훈 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표이사 홍범준은 법을 위반해 현재 서울남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지만 어떤 영문인지 피해자인 우리는 4개월이 되도록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검찰 답변만을 들을 뿐”이라며 검찰의 홍 대표 수사를 촉구했다.
정 지부장은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 근로감독관들이 홍범준에 의한 13건의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노동 행위를 인정했다. 괴롭힘 신고 비율 10%, 이 중 인정 비율 13%라는 바늘구멍을 뚫고서 13건이나 인정됐다”며 “가해 당사자 홍범준은 단 한 번도 검찰 송치된 적 없고 피해자들은 지난 5월까지도 ‘상호 존중 문화’ 권고 공문만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홍 대표 불복으로 법적 조치가 미뤄지는 사이 심각한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지부는 홍 대표가 지난 5월29일 남부지법에서의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 심리 중 ‘언론노조가 무슨 노조냐’라는 취지로 말하며 지부 대리인에게 노조 홍보포스터를 구겨 던졌다고 했다. 당사자인 지부 측 최진솔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당일 심리에서 홍 대표가 사옥에서 떼어온 구겨진 포스터를 던졌다. 1m 거리를 두고 나란히 당사자석에 있던 상황”이라며 “그때 재판부가 그를 제지하고 법원 경위가 사이에 서 있었다”고 본지에 설명했다. 교섭요구사실 시정명령 소송 1심 재판 때는 홍 대표가 일어나 재판부에 소리를 질러 경위 안내를 받고 퇴장했다고 전했다.
관련해 최 변호사는 “사용자가 노동위나 법원 판단에 승복하지 않고, 재판부가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사용자에 기회를 주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법적 조치가 밀리는 사이 노조가 힘을 잃고 법적 절차에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될까 우려”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홍 대표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할 권리, 말하고 뭉칠 권리를 기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언론노조 역대급 최악의 대표”라며 “다른 사업장에 선례가 돼선 안 된다. 검찰 기소는 당연하고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인 만큼 환경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명숙 진보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노사 법치주의, 엄정 조치란 이름으로 화물노동자와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며 탄압한 검찰이 왜 법원도 노동부도 인정한 좋은책신사고 문제에는 법대로 하지 않는가”라며 “홍범준 대표 수사와 기소가 국민에 떳떳한 검찰이 되는 시작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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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신사고지부는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게 노동법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불법행위를 홍범준 대표가 2년 동안 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수사도,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며 “검찰은 홍범준 대표를 즉각 기소하여 대한민국 법의 지엄함을 보이고 노조 탄압 행위를 멈추도록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25일 관련 입장을 묻는 본지 전화와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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