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으로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통증이 더 심해지기 쉽다. 게티이미지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 1년 중 관절 통증이 가장 악화되는 시기로 길게 이어지는 장마철을 꼽는다. 전문가들은 장마기간 동안 누적된 통증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되는 생활수칙을 지켜보되 그래도 심각한 상태가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마철 날씨가 관절염 환자들의 무릎 통증을 악화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비가 오는 날은 기압이 낮아 관절 내부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 때문에 통증을 느끼게 하는 신경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쉽다. 높은 습도 역시 관절염에 악영향을 미친다. 관절은 대기 중 습도가 50% 수준일 때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지만 장마철에는 상대습도가 10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지는 탓에 체내의 수분이 제대로 증발되지 않으면서 관절 내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낮은 기압과 높은 습도가 복합적으로 관절 주변 신경을 자극하면 관절염 특유의 욱신거리는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다.

쑤시고 욱신거리는 통증을 달래는 데는 찜질이나 반신욕이 좋다. 무릎을 따뜻한 수건이나 팩으로 15분 정도 온찜질하면 관절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근육이 이완된다. 물 온도를 40도 정도로 맞춘 반신욕 역시 같은 원리로 관절의 통증을 덜어줄 수 있다. 반신욕 중에는 관절염이 있는 부위를 굽혔다 펴는 식으로 움직이면 운동과 찜질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스트레칭이나 근육을 풀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영식 연세본병원 원장은 “관절이 차가우면 수축이 일어나 통증이 심해지므로 에어컨 바람이 센 곳에서는 무릎 담요를 덮어 아픈 관절 부위에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하면 좋다”며 “습도 역시 높으면 관절 통증이 심해지므로 실내 습도는 50%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미 관절 손상이 심한 상태라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통증을 낫게 하긴 어렵다. 이 경우엔 일반적인 약물·물리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상황에 따라선 주사·관절내시경 치료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주사치료에는 히알루론산이 가장 흔히 쓰이는데,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 통증을 줄인다. 다만 이 치료는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

약이나 주사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활용해 관절염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정밀검사를 시행하면서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연골이 다 닳아서 양쪽 뼈가 붙을 정도로 심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로 수술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시도도 가능하다. 이 치료법은 환자의 골반뼈 주변 장골능에서 자가 골수를 채취한 뒤 원심분리기로 줄기세포를 분리·농축시켜 무릎 관절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줄기세포가 연골 재생을 도와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국소 마취 후 실시하기 때문에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박영식 원장은 “기존 약물주사 대비 통증 완화나 연골재생 효과가 높고 부작용 위험은 낮다”며 “다만 정확한 부위에 주사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고,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시술인 만큼 의료진의 경험과 병원 시설 등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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