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상류인 충북 옥천군 군북면 호수 일대가 유입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일 군북면 석호리 부유물 수거 작업장 인근 모습. 최종권 기자

지난 1일 대청호 상류에 있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장비 2대가 물속에서 부유물을 연신 건져내고 있었다. 대부분 나무와 풀이었지만, 스티로폼과 플라스틱병·폐가전제품·가구 등 생활쓰레기도 수두룩했다. 대형 트럭을 이용해 물에서 꺼낸 부유물을 적치장으로 옮겼다. 적치장 한쪽(약 1200㎡)에 2~3m 높이의 부유물 더미가 길게 쌓여 있었다.

매년 장마가 끝나면 대청호 석호리 앞 호수는 거대한 쓰레기 섬처럼 변한다. 이곳에 설치한 1㎞ 길이 차단막(취수장 쪽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든 시설)에 각종 부유물이 걸려 한데 모이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충청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대청호에 유입된 쓰레기는 1만8000㎥ 정도다. 부유물 수거 위탁업체에 소속돼 이날까지 12일째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방한석(74) 석호리 이장은 “석호리 수역에는 1만2000㎥ 부유물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까지 40% 정도 수거했고, 기상 여건을 봐가며 이달 말까지 작업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석호리에 떠내려온 부유물은 전북 무주, 충남 금산, 충북 영동 양산·양강면 등 상류에 있는 농경지와 마을·계곡·관광지에서 왔다. 행락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보이는 일회용품과 호숫가에 있던 폐영농자재도 있다.

폭염 속에서 인부 10여 명은 이런 쓰레기를 수거했다. 부유물 수거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건 분류 등 처리 작업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박대진 대청댐지사 차장은 “나뭇가지와 생활쓰레기가 뒤엉켜 있다 보니 이를 분류하는 데만 두 달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단 시설이 있는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서도 부유물 수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수거 업체 관계자는 “20여 일간 3100㎥ 정도를 작업했다. 전체 수거량의 70% 정도인데 25t 화물차로 120대 분량”이라고 말했다. 추소리 차단 시설과 적치장은 옥천 지역 대표 관광지인 부소담악 진입로에 있어 관광객이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추소리에는 부소담악 인근 외에 수거물을 적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 공사는 지난해 대청호 장마 쓰레기 처리에 9억여원을 썼다. 올해 처리 비용은 1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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