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모집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뉴스1

서울아산·세브란스 등 대형병원들이 일반의사 채용에 나섰다. 의대증원 사태로 사직한 전공의가 주요 채용 대상이다. 이탈한 전공의의 공백을 사직한 전공의로 메우려는 시도이다.

서울아산병원 9일 오후 당직전담 촉탁의사 모집공고를 냈다. 모집 인원은 00명으로 두 자리 숫자이다. 주 1~3회, 하루 12시간 내과계열 병동 등에 근무해야 한다.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 또는 내과 수련 근무 경험자가 채용 대상이다. 수련 근무 경험자는 내과 전공의로 근무하다 의대증원 사태 이후 사직한 의사를 말한다. 수련 근무 경험자는 수련과정을 마치지 않아 일반의사로 분류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도 아산병원과 비슷한 형식으로 촉탁의사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당직을 전담할 촉탁의사가 채용 대상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9일 "연세대 의료원 홈페이지에 곧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도 8일 전담의사 모집에 나섰다. 인턴 수료자 등을 대상으로 병실 입원전담의사를 채용한다. 내과 전공의 1년 이상 수료자를 대상으로 내과중환자실 입원전담의사를 뽑는다. 응급실 전담의사를 뽑는데, 관련과 전공의 1년 이상 수료자이면 응시할 수 있다. 응급실 당직의사, 중환자의학과 전담의사도 뽑는다.

창원삼성병원도 6일 일반의 초빙 공고를 냈다. 내과·외과 야간 당직과 주말 당직을 전담할 의사를 뽑는다. 인턴 과정을 마쳤거나 내과·외과 수련 경험자를 뽑는데, 수련 경험자를 우대한다. 이 병원은 공고문에서 급여 조건에 대해 협의하되 '최고 수준 대우'를 내걸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며칠 새 서너 건의 문의가 왔다"고 말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은 지난달 31일 내과·마취통증의학과·응급의학과 등에 근무할 일반의사 30명 채용 공고를 냈다. 모집 기한을 정하지 않고 채용될 때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대형병원들은 일반의를 뽑되 주로 당직 전담자를 찾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당직 부담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2월 전공의가 이탈한 후 당직을 맡아 왔고, 그간 피로가 극도로 쌓여 더는 이어가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다만 '빅5'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은 사직전공의를 일반의사로 채용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달 내 채용 여부를 결정하되, 뽑기로 결정하면 내달에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한다. 이 병원 관계자는 "사직한 전공의들이 일반의사로 들어오려고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도 채용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일반의사를 뽑게 되면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막아버린다는 인식을 줄 있어 선뜻 채용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의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일반의사로 취업하는 것도 2월 병원을 빠져나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여긴다는 얘기가 있다. 이 때문에 일반의사 모집에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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