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태풍이 강한 폭염에 밀리면서 단 한 개도 한반도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북상 중인 제17호 열대저압부(TD)는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한 채 19일부터 남부에 많은 비를 쏟을 전망이다.

18일에도 전국 대부분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고, 간밤(17일 밤~18일 새벽)에도 전국적으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나다. 서울은 간밤에도 최저기온 27도를 기록해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을 28일로 늘렸다. 부산은 24일째, 제주는 34일째다. 17일 기준 전국의 평균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도 18.9일로 평년(9.5일)의 두 배, 열대야일수는 15.9일로 평년(5.7일)의 세 배다.

반면 태풍은 올여름 한반도에 접근도 못 하고 있다. 한반도 상공을 덮은 채 폭염을 일으키는 두 고기압(티베트고기압·북태평양고기압) 때문이다. 기상청의 태풍 발생현황 통계를 보면, 올여름 총 6개의 태풍이 발생했지만, 단 1개도 국내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제7호 태풍 ‘암필’ 등 이달 들어 발생한 4개도 고기압 세력에 밀려 일본 동쪽으로 빠져나갔다.

폭염의 강도는 20일까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20일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앞으로 폭염의 가장 큰 변수는 17일에 발생해 북상 중인 제17호 TD다. TD는 태풍과 같은 열대저기압 중 하나인데,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 미만인 경우다.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로 접근하는 이 TD가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티베트고기압이 여전히 대기 상층을 덮고 있어서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고기압 때문에 상층의 지원을 받지 못해 태풍으로 발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TD의 영향으로 19~20일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상권은 30~80㎜, 제주는 100㎜ 이상 많은 비가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5~20㎜의 비가 예보됐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기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가면서 폭염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특보가 해제될 만큼 폭염의 기세가 꺾일 가능성은 작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열대저압부와 함께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열기가 유입되고 낮 동안 더위가 지속할 것으로 보여 푹푹 찌는 밤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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