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태풍 특보...20일 오후 6시 최근접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며 제주 서귀포 해안에 파도가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제주를 향해 북상 중이다. 태풍의 길목에 놓인 제주가 올해 첫 태풍특보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가뭄 피해를 본 제주 당근 농가들은 태풍 소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0일 오전 4시를 기해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했다. 또 이날 오전을 기해 제주도 남쪽 안쪽 먼바다와 서부 앞바다, 오후를 기해 제주도 육상과 앞바다,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 각각 태풍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태풍은 20일 오후 6시께 제주시 한경면 고산지역에 50㎞까지 접근해 제주에 가장 가까워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북상하면서 이날 오후부터 제주에 바람이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0m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고 예보했다. 한라산 7개 코스 탐방로 중 어승생악과 석굴암 탐방로를 제외한 5개 탐방로는 전면 또는 부분 통제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가동 

신재민 기자

태풍 북상 소식에 제주도는 전날 오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지역 공무원과 자율방재단 등 446명을 통제 담당자로 지정해 인명피해 우려 지역 등 182곳의 출입을 사전에 통제한다. 또 낚시객과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나 상습 침수도로 등 취약지역 291곳에도 자율방재단을 배치해 점검 활동에 들어갔다. 제주해양경찰청도 비상 대비 단계에 돌입해 원거리 조업선을 안전 해역으로 대피시키고 연안 사고 등에 대비해 육·해상 순찰을 강화했다. 태풍 특보가 발효된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에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어 물결이 2∼5m로 높게 일 전망이다.

많은 비도 예보됐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이 날 오후부터 밤사이 돌풍과 함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 안팎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30∼80㎜로, 중산간과 산지 등 많은 곳은 100㎜ 이상 비가 내린다.

당근농가, 가뭄 해갈 기대와 비 피해 우려 동시에 

지난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당근밭에 농민이 물을 뿌리고 있다. 최충일 기자

태풍 소식에 제주도내 당근 농가는 기대하면서 동시에 걱정하고 있다. 제주 당근 생산 90% 차지하는 제주시 구좌읍 농가들은 지난주까지는 가뭄 피해를 걱정했다. 씨를 뿌린 후 늦어도 1주일이면 올라올 당근 싹이 폭염과 물 부족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지역엔 지난 14일부터 비가 조금씩 내렸다.

폭염 이어진다…“농사 도움 주는 효자 태풍 되길”

지난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당근밭의 메마른 흙. 최충일 기자

하지만 태풍이 시간당 30㎜ 이상의 폭우를 매시간 쏟아낸다면 비 피해를 볼까 긴장하고 있다. 최근 발아하고 있는 새싹이 폭우에 잠겨 죽거나, 순간적인 폭우로 땅이 굳어지며 싹이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이번 태풍이 지나가며 폭염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걱정거리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남서풍을 강화해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그래서 태풍이 지난 뒤에도 더위가 약화하지 않고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당근 농민 김완민(43·제주시)씨는 “지난주 초까지는 가뭄 걱정에 잠을 못 이루다 주 중에 비 소식이 있어 걱정을 한시름 놨는데, 태풍이 온다니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며 “이번 태풍이 피해 없이 비만 적당히 내려줘 농사에 도움이 되는 효자 태풍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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