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국민이 아니라 용산을 향한 사과”

YTN 대국민 사과 방송 화면 갈무리

김백 신임 YTN 사장이 “불공정·편파 보도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민 KBS 사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뒤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김 사장의 사과가 국민이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장은 3일 오전 방송을 통해 “언론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로 국민 여러분께 봉사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YTN은 그동안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YTN를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에 인수된 YTN은 지난달 29일 민영화 뒤 첫 주주총회·이사회를 열어 김백 전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2008년 당시 YTN 경영기획실장이었던 김 사장은 YTN 해직 사태를 주도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김 사장은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오세훈 서울시장 생태탕 의혹 보도,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 등을 불공정·편파 보도 사례로 지목했다.

김 사장은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내용으로 한 쪽의 일방적 주장만 보도했다”며 “의혹을 균형있게 보도하는 것과 일방의 주장만 중계하다시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YTN은 지난 대선 당시 안해욱 전 초등태권도협회장이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예명을 쓰는 김건희씨를 소개받았다는 주장을 담은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 “‘쥴리 보도’가 공영방송에서 민영방송으로 바뀐 이유가 아닌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노조 반발을 불렀다.

김 사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중에는 오세훈 후보의 이른바 생태탕 의혹을 24시간 동안 십여 차례 보도하면서 경쟁자였던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 보유 사실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 사흘 전 인터넷 매체를 통해 흘러나온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조작 보도를 사실 확인도 없이 대대적으로 보도해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고 했다.

YTN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사장 주장을 조목조목 반반했다. 지부는 “김백은 이른바 ‘쥴리 의혹’ 보도가 잘못이었다고 물고 늘어진다. 하지만 당시 YTN은 국민의힘 반론도 충실히 기사에 반영했다”며 “선거 국면에서 세상이 ‘쥴리 의혹’으로 시끄러운데, 24시간 뉴스채널은 일언반구도 하지 말아야 했다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지부는 생태탕 의혹 보도에 대해 “당시 검찰은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한 발언은 허위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 의혹도 충실히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에 대해선 “녹취록 인용 보도는 류희림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묻지마식 제재’에 나섰지만 법원에서 집행정지된 사안”이라고 했다.

지부는 “김백의 사과 방송은 KBS 박민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판박이”이라며 “(이번 사과는) 앞으로 24시간 ‘땡윤방송’을 만들겠다는 낯 뜨거운 충성맹세”라고 밝혔다.

“YTN이 민영화된 것은 ‘쥴리 보도’ 때문일 수도”

김백 YTN 신임 사장(사진)이 지난 대선 당시 YTN의 ‘쥴리 보도’가 YTN 민영화 계기가 됐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김 사장은 그간의 잘못을 사과하는 대국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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