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등 댐 건설 반대 집회

27일 열리는 환경부 설명회서도 집회 예정

충남지사 “미래 세대에 홍수·가뭄 물려줘선 안 돼”

청양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등이 26일 청양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지천댐 건설 관련 설명회에서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26일 김태흠 충남지사가 ‘도민과의 대화’를 갖기 위해 찾은 청양군 문화예술회관이 아수라장이 됐다. 청양 지천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을 두고 주민들이 찬·반 양측으로 엇갈려 실랑이를 벌이면서다.

이날 시군 방문 일정으로 청양을 찾은 김 지사는 청양문화예술회관에서 도민과의 대화를 갖고 지천 수계 댐 건설 필요성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김 지사는 주민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미래 세대에 홍수와 가뭄을 물려주는 일”이라며 “댐 건설과 함께 청양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천댐 건설과 관련해 찬성과 반대 측 의견을 모두 수렴할 것”이라며 “청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발언하는 동안 행사장에서는 댐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그러나 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지사는 물러가라”라는 등의 고성과 야유가 터져나왔다. 급기야 반대 주민들과 경찰 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정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으로 민관·민민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환경부는 지난달 전국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면서 청양 지천댐을 포함시켰다. 청양 장평면과 부여 은산면 일원 지천에 저수 용량 5900만㎥ 규모의 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충남도는 지천댐 건설 후 공급 가능한 용수가 하루 11만㎥로, 38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양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가 26일 청양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청양에서는 댐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하다. 반대 측 주민들은 이날 도민과의 대화가 열리기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지천댐 건설 반대 집회를 갖고 삭발식 등을 진행했다. 문화예술회관 인근 도로 곳곳에도 ‘지역발전 가로막는 지천댐 건설 저지하자’ ‘대대손손 살아온 청양, 수억만년 이어온 자연환경생태 말살하는 지천댐 건설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삼성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장은 “환경부와 충남도가 주민에게는 단 한 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댐 건설을 추진하려고 하니 우리는 거리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댐을 건설하지 않아 가뭄과 홍수가 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며, 댐을 건설하면 오히려 안개 발생이 잦아져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 데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천댐 건설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환경부에 일방적 댐 건설 후보지 결정 반대 입장을 전달한 청양군의회 의원들도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김기준 청양군의회 의장은 “지천은 우리의 생명이자 자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으로 댐 건설은 단순히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게 아닌 우리의 삶과 후손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이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 용수 확보라는 명분을 들어 댐을 건설하려 하지만 이는 청양군민에게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무책임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청양에서는 27일에도 환경부가 주관하는 댐 건설 관련 설명회가 예정돼 있어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 주민들은 이날도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최문갑 지천댐 반대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천댐 건설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집회 등 반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양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등이 26일 청양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지천댐 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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