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착한가게’ 가입 업소에 제공되는 현판. [사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 마포구에서 양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주성준(56) 대표는 월 10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햇수로 5년째, 누적 기부금은 4500만원에 달한다. 기부를 시작한 건 2020년 11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당시 학교마저 폐쇄되면서 교육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마치지 못한 자신의 아픔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기부는 가게 이름으로 하기로 했다. 주 대표는 “장사를 하다 보면 수익이 일정하지 않아 월 100만원이라는 금액을 맞추기 쉽지 않지만, 가게 이름을 걸면 더 책임감을 가지고 기부를 하게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임대인을 만나고,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준 덕분”이라며 “지역사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장사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주 대표가 참여 중인 기부 프로그램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다. 자영업자가 매달 매출의 일부를 기부하면, 사업장이 있는 지역 주민을 돕는 데 사용된다. 2006년부터 올해 8월까지 2563곳이 가입 신청서를 냈다. 이 중 28곳은 주 대표처럼 월 100만원 이상 기부를 약정한 고액기부 가게다.

업종은 병원·학원·카페·약국·미용실·주유소·PC방 등 다양하다. 같은 업종이나 브랜드 가게 대표들이 단체로 가입하기도 한다. 서울 소재 동대문엽기떡볶이 18개소, 하이모 62개소 등이 단체 가입을 한 경우다. 2020년에는 대한제과협회 노원·도봉구지회에서 6개 베이커리가 함께 기부를 시작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34년째 과자점을 운영 중인 민부곤(70) 대표는 “오래전부터 지역 복지관에 빵을 기부해 왔다”며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우리 가게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착한가게에 가입한 상점 앞에는 사랑의열매 로고와 ‘착한가게’라고 적힌 현판이 붙는다. 이 현판을 보고 기부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윤나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은 “‘착한가게’는 일상에서 정기적으로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2006년 시작됐다”며 “국내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장 오래된 기부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 지금도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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