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입에서 의과대학에 정시로 합격한 학생 10명 중 6명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대 합격자 대부분은 수도권에 쏠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정책연구단체 교육랩 공공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2024학년도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은 가톨릭관동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중앙대를 제외한 33개 의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에 따르면, 올해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도권 출신 학생(고3·N수생 포함)은 62.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소재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41.9%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최근 5년(2020∼2024년) 간 이런 서울 출신 학생의 평균 비율은 36.9%였는데, 올해 그 비율이 더욱 올라갔다.

분석 대상을 고3 학생으로 좁혀보면, 올해 의대 정시 합격자 가운데 서울 강남구 출신 고등학생의 비율은 20.8%로 가장 높았다. 서울 서초구(8%), 양천구(6.1%), 경기도 성남시(5.6%), 대구광역시 수성구(5%), 경기도 용인시(4.4%), 전북 전주시(4.3%)가 뒤를 이었다.

N수생의 강세는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의대 정시 합격자 중 고3 학생의 비율은 17.9%에 그쳐 전년인 2023학년도(26%) 대비 8.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2020∼2024년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수능을 두번 치른 재수생은 39.6%로 전년 대비 4%포인트 줄었고 3수생은 24.6%로 전년 대비 6.8%포인트, 4수 이상은 15.1%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증가했다. 전년 의대 정시 모집 합격자 가운데 3수생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9%였는데 올해는 39.7%로 증가했다. 의대 열풍으로 인한 엔수생 확대 추이가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강득구 의원은 “지역 간 격차를 방치하면서 의대 증원을 통해 필수의료 인력과 지역의료 인력을 어떻게 확충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수도권 소재 고교 출신이 의대에 다수 입학하는 현재의 체제로는 지역의료 인력 확충이라는 본래의 목적 달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