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가을철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폭염과 열대야가 전국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30도를 넘는 늦더위는 추석 연휴 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8일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을 중심으로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해 열대야가 나타난 곳이 있다”고 밝혔다. 제주(북부)는 이날 밤 최저기온 26.4도를 기록하는 등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날을 포함해 올해 제주 지점의 열대야 누적 발생 일수는 62일이다. 기존 최다 기록인 2022년의 56일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부산과 전남 여수도 각각 26.7도와 25.7도의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등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일부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 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낮에도 최고 35도에 이르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이날 충북 영동(가곡)은 35.4도, 경남 의령은 35.1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서울의 경우 낮 기온이 32.2도까지 올랐고, 서울 서북권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표됐다.

이렇게 9월 초까지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건 한반도 상공에 머물고 있는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 탓이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반도 서쪽으로 티베트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를 잡다 보니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차단하고, 고기압에 의해서 맑은 날씨가 나타나 햇볕을 받아 기온이 올라갈 수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서울 34도…열대야 가능성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 중반까지는 이런 기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당분간 수도권과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덥겠다”고 예보했다.

서울 예상기온 변화. 11일 이후로 더위의 기세가 꺾이고 기온이 점차 내려갈 전망이다. 기상청 제공

서울의 경우 9일과 10일은 33도, 11일은 34도까지 낮 기온이 오를 전망이다. 오전에도 최저기온 25도, 체감온도는 27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다시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추석 연휴 선선할 듯…“가을태풍 발달 관찰”

이후에는 늦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추석 연휴 동안 서울의 아침 기온은 21도까지 내려가겠고, 한낮에도 28~30도에 머물면서 가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도 평년보다 기온은 높겠지만,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

다만, 늦더위가 주춤하면서 태풍의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앞서 발생한 제11호 태풍 ‘야기(YAGI)’는 중국과 베트남을 강타한 뒤 열대저압부로 약해진 상태다. 기상청은 또 다른 가을 태풍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김 분석관은 “대만과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수온이 30도 이상 높게 나타나는 구역이 있다”며 “높은 수온을 기반으로 언제든 태풍이 발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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