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사진=KBS

KBS 이사회가 차기 사장 공모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 이사 임명 효력에 대한 법원 판단이 이뤄지기 전에 사장 공모가 추진되는 양상이다.

KBS 이사회는 오는 11일 ‘제27대 사장 임명 제청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관한 건’을 의결 안건으로 임시이사회 개최를 공고했다.

임시이사회는 지난 12기에 이어 현 13기 이사회에서도 이사장을 맡은 서기석 이사장(여권, 전 헌법재판관)이 소집했다. 안건에는 사장 임명 제청을 위한 특위가 이달 25일까지 사장 선임 절차에 관한 규칙, 사장 선임 일정, 모집 공고안 등을 이사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안건에 따라 일정이 진행되면 이론상 서 이사장 포함한 여권 다수 이사 7명 만으로 이르면 26일부터 사장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 이사 과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하는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12기 6대5에서 13기 7대4로 여권 몫이 늘었다.

이를 두고 임기를 이어갈지 불확실한 이사진이 사장 공모를 무리하게 서두른다는 지적도 있다. 직전 12기 이사회의 야권 이사 4명은 지난달 2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13기 이사를 임명한 효력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방통위가 사건이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 임명 효력을 정지했던 서울행정법원 제12부에 배당됐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면서, 재판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임 여권 이사들이 지난 4일 야권 이사들이 불참한 이사회에서 서기석 이사장을 호선했고, 서 이사장이 차기 사장 공모를 위한 안건을 제출한 것이다.

신임 이사진 운명은 박 사장의 연임 성패와도 연관될 수 있다. 13기 이사 임명 효력이 정지되면, 방송법에 따라 전임 12기 이사들이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직전 이사회 여권 이사 6명 중 2명가량이 박민 사장이 추진한 직제개편안 등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 내에서도 박 사장에 대한 표가 갈릴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실제 전임 여권 이사 중 한 명인 이석래 전 이사는 임기 만료를 앞둔 지난달 29일 KBS 사내 게시판에 “현 사장(박민)의 임명을 제가 반대하던 시기 저에 대해 근거없는 마타도어를 퍼트리고 심지어 뒷조사에 협박까지 하면서 충성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구태가 척결되지 않는 한 KBS의 중립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KBS는 그 존재 이유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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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신임 이사회를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방통위에 의해 ‘졸속 추천’되고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고 규정했다. 서 이사장 선임 등을 두고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졸속 선임된 이사회를 ‘알박기’하려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KBS를 쑥대밭으로 만든 박민 체제의 조력자인 서기석 이사장을 연임시켜 윤석열 정권과 부적격자 박민이 주도하고 있는 ‘KBS 파괴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라 주장한 바 있다.

한편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9일 오후 박민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KBS 사측은 신임 투표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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