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지난달 19일 오전 경남 김해시 대동면 대동선착장에서 낙동강 녹조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9월 들어서도 폭염이 이어지며 낙동강 하류와 전국 주요 댐에 발생한 녹조가 걷히지 않고 있다. 이에 자치단체와 환경부는 조류 차단막을 치고 제거 선박을 운영하는 등 깨끗한 먹는 물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51일째 조류 경보, ‘찔끔 비’에도 안 걷혀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낙동강환경관리청은 낙동강 물금ㆍ매리 취수구에 녹조 유입을 막기 위해 차단막과 살수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인근 수역에서는 환경부 선박이 조류를 걷어내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이달 들어서도 고온이 유지되며 녹조가 여전히 창궐하기 때문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부터 낙동강 물금ㆍ매리 지점에 조류경보 관심(1㎖당 조류 1000세포수 이상) 단계가 발령됐다. 지난 7월 11일 경보가 해제됐다가 지난달 8일 관심 단계를 거쳐 22일부터는 경계(1㎖당 조류 1만세포수 이상) 단계로 상향됐다. 한때 1㎖당 조류 세포수가 35만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고 단계인 대발생(1㎖당 조류 100만세포수 이상)에 이르면 취수가 불가능해진다. 경계 발령 51일째인 11일 오전부터 비가 내려 오후까지 17.9㎜의 비가 예보됐지만.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이 비가 녹조를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6월 5일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 일원에서 열린 '낙동강 중·상류 녹조방제 합동훈련'에서 조류경보가 발령된 상황을 가정해 소형 녹조제거선이 녹조 방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말 활성탄 저장ㆍ투입시설 역할 톡톡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명장·화덕·덕산 등 정수장 3곳에서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거쳐 수돗물을 생산한다. 올해 녹조 대응엔 2022년 120억원들 들여 화명ㆍ덕산 정수장에 갖춘 분말 활성탄 저장ㆍ투입 시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수장에 들어온 물에 응집제를 넣으면 먹을 수 없는 오염물질 등이 찌꺼기로 만들어져 제거할 수 있다. 응집제를 넣기 전 먼저 분말 활성탄을 투입하면 특히 조류에서 생겨난 냄새 물질 등이 활성탄에 붙어 제거가 더 수월해진다. 취수원을 뒤덮는 녹조는 예방이나 직접 제거가 어렵지만 이런 방식으로 걸러낼 수 있다고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설명했다.

10m 수심 물 끌어오는 취수탑 연내 착공  

올해 말에는 200억원을 들여 만드는 24㎥ 규모의 입상 활성탄 재생시설이 준공된다. 이미 1기가 운영되고 있지만 1기를 추가하는 공사다. 고도정수처리 막바지 공정에서 입상 활성탄 여과지에 물을 통과하면 냄새 물질을 비롯해 물속에 녹아 있는 이물질 등이 활성탄에 달라붙어 제거된다. 입상 활성탄 재생시설은 이런 역할을 하는 입상 활성탄의 재생 기능을 더 높여주는 시설이라고 한다.

올 여름 최악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후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 상류에 녹조가 빠르게 확산, 수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프리랜서 김성태

부산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이외에도 10m 넘는 수심에서 물을 끌어올 수 있는 선택형 광역취수탑을 올해 안에 착공하기 위해 양산시와 논의하고 있다. 10m 깊이에서 취수하면 남조류 유입을 90% 이상 차단할 수 있어 보다 깨끗한 수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 다목적댐도 녹조로 뒤덮였다. 한국수자원공사는 8월 5주차 기준으로 국내 10개 댐에 조류경보 발령 수준의 녹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6.7개)보다 1.5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그만큼 올해 녹조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강 최상류에 있어서 과거 50년 동안 녹조가 거의 없었던 소양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류에서 녹조가 발생했다. 이에 현장에는 녹조제거선 등이 투입됐다.

녹조는 강이나 호수에 조류(algae)가 자라서 짙은 녹색을 띠는 현상을 말한다. 유해 남조류의 경우 녹조와 함께 독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병권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실장이 충북 청주시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대청호를 방문, 대청호 녹조대응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녹조가 올해 유독 심한 건 8월부터 이례적으로 긴 폭염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장마철 동안 각종 오염물질이 폭우에 씻겨 하천으로 유입된 이후, 폭염으로 수온이 오르면서 녹조가 발생하기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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